실내 개막식·북 콘서트…13번째 ‘부코페’ 내실 빛났다

2025-08-31

올해로 13회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 2013년 한국 코미디의 세계화를 위해 닻을 올렸던 페스티벌은 벌써 13번째 축제를 지난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펼쳤다.

늘 부코페는 그해마다 중요한 화두를 들고나왔다. 2013년 첫 회는 당연히 그 시작이, 2014년 2회에서는 불필요한 일정을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2016년 4회에서는 등대와 갈매기를 본뜬 캐릭터 ‘퍼니’와 ‘버디’가 등장했다. 2017년 5회에서는 지금도 개막식에서 울려 퍼지는 주제곡 ‘웃으면 복이 와요’가 공개됐다.

부코페는 2010년대 후반부터 외연 확장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부침이 있었던 8회와 9회를 지나 2022년 10회에는 메타버스 코미디와 함께 전 세계 코미디페스티벌의 연합체 ICFA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2회에서는 ‘나는 코미디언이다’라는 영화까지 상영하며, 공연과 영상을 아우르는 축제로 성장했다.

13회 부코페의 화두는 지금까지의 성장에 내실을 기하는 것이다. 올해는 페스티벌 최초로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실내 개막식을 열어 무더위를 피했다. 어느새 공연은 부산시 해운대구를 비롯해 부산진구, 중구, 남구, 동구, 수영구 등 대부분 장소에서 볼 수 있게 됐고, 국내공연과 해외 공연에 이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을 연상하게 하는 ‘코미디 스트리트’와 찾아가는 코미디 서비스 ‘코미디 오픈 콘서트’도 열었다.

거기에 늘 진행되던 ‘코미디 세미나’에 이어 이홍렬과 정선희가 참여하는 ‘코미디 북 콘서트’도 열렸다. 여기에 웃는 만큼 요금을 내는 ‘개그페이’ 공연도 두 개로 늘어났다. 어느새 ‘부코페’는 코미디에 있어서는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는 대한민국 최대 코미디 페스티벌로 성장한 것이다.

이 여정에는 1회부터 집행위원장으로 함께 한 개그맨 김준호의 공이 있었다. 데뷔 후 ‘개그콘서트’에서 장기간 활동하며 ‘개버지(개그+아버지)’로 통한 그는 코미디 무대가 아닌 예능으로 활동무대를 옮겼어도 ‘부코페’에 대한 애정을 멈추지 않았다.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자신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부코페’의 부대 행사들을 끊임없이 소개했으며, 개그우먼 김지민과의 결혼 이후 신혼여행도 곧바로 이어졌던 ‘부코페’의 준비를 위해 미뤄뒀다. 그는 마침 30일 ‘무한도전’의 20주년 체험형 행사 ‘무한도전 런’ 마라톤 행사가 부산에 열린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그 행사에 참여할 개그맨 박명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개막식 MC로 섭외하기도 했다.

김준호는 개막식이 열린 지난 29일 부산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이번 페스티벌에서 작지만 달라진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실내 개막식에 대해 “대외협력수석으로 활약한 개그맨 홍인규의 아이디어였다”며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개막식을 하면 2시간 정도가 지나면 더워서 관객들이 웃지 않았다. 그래서 실내에서 해봤다. 박형준 시장님도 이번에는 오래 있다 가시더라”고 반색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코미디 북콘서트’에 대해 “저도 책을 한 번 쓴 적이 있지만, 개그맨들이 편찬한 책들만 모아도 100권이 넘는다. 이번에는 이홍렬 선생님과 정선희 선배를 모셔 책을 쓰게 된 과정도 이야기하는 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공연에만 몰려있던 ‘부코페’의 콘텐츠는 코미디 영화제로 영상, 북 콘서트로 도서, 그리고 개그페이 등으로 IT 기술과 협업했다. 올해 폐막식은 개그맨 이홍렬이 사회를 맡아 개그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김재롱, 트롯둥이(이상호·이상민), 박성호, 김나희, 손헌수 등이 참여하는 트로트 콘서트 무대로 꾸려진다.

김준호는 코미디 영화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영상 코미디 콘텐츠에는 늘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영화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로 코미디 영화가 많은 일본 등 해외에서 필름을 수입해야 하는데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이 쉽지 않다. 앞으로 더욱 많은 신경을 써 영화제가 주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하는데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부코페’의 본체인 공연을 비롯해 영화와 가요, 도서와 세미나, IT까지 올해 ‘부코페’는 도드라지지 않지만 없는 것이 없는 ‘코미디 종합 선물세트’로서의 위용을 갖췄다. 첫 주의 일정을 마친 ‘부코페는 다음 달 7일까지 부산 전역의 공연장에서 페스티벌 무대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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