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장품 광고 AI로 제작? 왜 말 안 했어?" 소비자 뿔났다

2025-08-17

직장인 김모(28)씨는 최근 뷰티 브랜드 이니스프리에서 아이섀도우를 살까 망설이다가 말았다. 광고 속 모델 이미지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걸 알고 나서다. 김씨는 “프롬프트(AI에 작업을 요청하는 명령어)로 만든 AI 모델로는 화장품의 색감과 제형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며 “꼭 AI 모델을 사용해야 한다면 잘 알아볼 수 있는 곳에 안내 문구를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뷰티업계에서 화장품 광고를 생성 AI로 구현하는 사례가 늘며 소비자 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인 이니스프리는 일부 아이섀도우 제품 발색 광고에 AI 이미지를 활용했지만 이를 별도로 고지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한 소비자의 문의에 회사가 ‘AI를 활용해 발색을 표현했다’고 답한 사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광고 이미지에 AI를 사용했다고 왜 고지하지 않았나’ ‘제품 신뢰도가 떨어진다’ 등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광고 이미지는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모든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내려간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향후 AI 모델을 콘텐트에 활용했을 때 제품의 특성을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더페이스샵이나 다이소 등 시중 유통점에 입점한 중소 화장품 업체들도 AI 모델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로 광고·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일부 화장품 브랜드가 AI를 활용해 만든 제품 이미지를 시범 활용 중”이라며 “관련 법규 및 소비자 인식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 업계에서는 AI 모델을 활용한 광고의 효과를 강조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컨셉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광고 제작비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인간 모델 광고도 촬영후 후보정 작업이 필수라 AI 모델 광고와 차이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데, AI 모델 광고는 비용 면에서 경쟁력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모델은 사생활 논란이 있을 수 없어서 광고주로서 위험 부담도 없다”며 “소비자 기대와 정보 제공 측면에서는 여전히 실제 인물을 내세운 광고가 더 효과적이라 적절히 고려해 활용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제품 광고에 AI를 활용할 때는 AI 이미지라고 알리는 안내 문구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건 AI로 예쁘게 만들어 낸 이미지가 아닌, 실제로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효과”라며 “AI를 활용해 제품을 광고할 때는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