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스페인리그 경기 미국 개최 반대” 왜?

2025-08-12

레알 마드리드가 비야레알과 바르셀로나의 라리가 경기를 미국에서 치르려는 계획에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구단은 “세계 축구사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용납할 수 없는 선례”라고 규정했다.

스페인축구연맹(RFEF)은 최근 비야레알 홈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바르셀로나와의 리그 경기를 미국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으로 옮기는 방안을 승인했다. 해당 경기장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7경기가 열릴 곳이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 성명을 통해 “비야레알이 홈 경기를 자국 밖에서 치르는 것은 경쟁 균형을 훼손하고, 신청 구단에 부당한 스포츠적 이익을 부여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구단은 “모든 경기는 동일한 조건에서 치러져야 하며,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면 참가팀 간의 평등이 깨지고, 대회의 정당성이 위협받는다”고 덧붙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또 “순수한 스포츠 이익과 무관한 이해관계에 따라 예외를 허용하는 길을 열어주는 선례”라고 지적하며,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 구단 동의 없는 개최를 불허할 것을 요청하고,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스페인축구연맹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스페인 축구 서포터 연합(FASFE)과 바르셀로나·비야레알 팬 단체들도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비야레알 페르난도 로이그 회장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축구와 구단 브랜드를 확장할 기회”라며 “프리미어리그처럼 수익 창출을 위한 국제화는 필수”라고 주장했다.

FIFA 규정상 현재 국내 리그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는 것은 금지돼 있으나, 지난해 관련 사안을 검토하는 작업반이 구성된 상태다. 라리가는 지난해에도 바르셀로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을 마이애미에서 열 계획을 세웠으나, 시간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경쟁팀들이 미국에서 리그를 치르는 것은 리그 우승 경쟁이 불리할 게 없다. 미국까지 이동, 시차 등을 감안하면 레알 마드리드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는 지금까지 라리가 사무국과 관계가 좋지 않다. 라리가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과 슈퍼리그 추진 문제, 방송권 수익 분배, 해외 개최 확대 정책 등 여러 정책에서 대립해왔다. 이번 미국 경기 추진도 라리가의 상업화 프로젝트 일환이라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테바스의 정책 성공”을 막고 싶은 정치적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또 미국 개최 경기의 상업적 수익(스폰서, 방송권, 티켓 등)은 라리가와 주최 클럽이 나눈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이 ‘해외 흥행’의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가는 걸 원치 않을 수도 있다.

한편, 해외 개최 사례는 슈퍼컵 등 단판 경기에서 이미 다수 존재한다. 이탈리아 슈퍼컵과 스페인 슈퍼컵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치러졌으며, AC 밀란은 내년 2월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개막식과 일정이 겹쳐 코모와의 세리에A 경기를 호주 퍼스에서 치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역시 FIFA, UEFA, 호주축구협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승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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