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똥 '美 인재' 잡아라…서울대 영입전 본격화

2025-06-2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 체류 자격을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으며 미국 내 인재 이탈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대가 해외 우수 인재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 내 인재를 붙잡으려는 유럽·호주 등의 세계적 흐름이 국내 대학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23일 서울대는 올 하반기부터 두뇌한국(BK)21 교육사업단 소속 대학원생만 참여할 수 있던 ‘대학원생 국제 공동 연구 지원’ 사업을 서울대 내 모든 대학원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대학원생은 이 사업을 통해 항공료·연수비·체재비 등 부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박사과정생과 박사후연구원(포닥)이 국제공동연구팀을 구성하고 네트워킹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국제 연구 교류 허브 구축 사업’도 올해부터 시행한다. 내년에는 기존 포닥 지원 체계를 확대해 국내 연구뿐 아니라 국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미래 선도형 박사후연구원 유치 및 양성 지원’을 계획 중이다. 박사 학위 취득 2년 이내이거나 취득 예정인 초우수 인재를 선발해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미래 신진 연구자 지원 사업’은 국적 제한 없이 지원을 받는다.

서울대는 국제 공동 연구 지원을 통해 미국에 있는 대학원생이나 포닥·교원들이 국내에 체류하거나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경로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미국과 국내 연구자의 연결점을 마련해 장기적으로는 인재 유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연구자뿐 아니라 기존 포닥·대학원생의 이탈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도 공동 연구의 물꼬를 트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및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근절을 이유로 유학생 비자 심사를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자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이탈 인재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연구자 유치 특별예산으로 5억 유로를 투입했고 프랑스 역시 미국 연구자 대상 별도 채용 트랙과 연구 예산을 신설했다. 호주에서도 연구 환경 보장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고려대가 처음으로 미국 인재 유치를 위해 우수 교원을 특별 초빙하고 필요시 숙소 등 정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특별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미정이나 해외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는 올 2학기부터 외국인 일반대학원 정규 학기 재학생 전원에게 정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연세 외국인 동행 장학금’을 신설했다.

서울대까지 이 같은 흐름에 가세하면서 국내 대학들도 앞다퉈 우수 인재 유치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내 한 대학 관계자는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비교는 어렵겠지만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까지 인재 영입 정책을 발표하는 만큼 비슷한 계획을 세우려 움직이는 대학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유럽 등 연구 선진국을 제치고 한국으로 굳이 돌아오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한 만큼 수요 파악이 우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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