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 산악 리조트 네트워크
실적 턴어라운드 본격화
경영진 교체에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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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숨이 막히는 찜통 더위에 월가에서는 스키 리조트 운영 업체의 매수를 추천하는 의견이 나와 관심을 끈다.
겨울 성수기가 오기 전 2021년 최고치에서 반토막 아래로 폭락한 베일 리조트(MTN)를 선제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 것.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수 년간 혹한기를 보낸 업체가 강력한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1997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간판을 올린 베일 리조트는 미국을 포함한 4개 국가에 42개 산악 리조트 네트워크를 구축, 스키 이외에 호텔과 콘도미니엄, 골프 등 거대한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사실 스키장 비즈니스가 휴식기로 접어드는 여름철 업체는 산악 레저와 하이킹, 자전거 트레일러 등 계절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기후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이다.
비즈니스 영역이 광범위한 만큼 업체의 수익 모델도 다양하다. 대표 상품인 시즌권(epic pass) 판매와 개별 리프트권, 지역 패스권 판매를 중심으로 스키와 스노보드 및 장비 대여료, 호텔과 콘도 등 숙박 시설 운영과 부동산 개발, 식음료와 리조트 내 편의 시설 운영, 산악 자전거와 하이킹, 집라인, 곤돌라, 지역 축제 등 액티비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부동산 개발에는 리조트 내부의 개발과 함께 휴가지 분양, 상가 시설 임대 등이 포함되고, 편의 시설 수익에는 레저와 스파, 소매점, 이벤트 콜라보 등이 해당한다.
업체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유수의 리조트 인수를 통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주요국 대도시 인근 지역부터 세계적인 명소까지 30개 이상의 리조트를 직접 소유, 운영하고 있다.

업체의 핵심 비즈니스는 상호 연계돼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시즌 패스 고객의 확대와 매출 다각화에 구조적인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업체의 주가는 지난 2021년 11월5일 372.51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추세적으로 하락, 7월30일(현지시각) 152.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강세론자들은 베일 리조트가 수 년간 이어진 주가 약세 흐름으로 인해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주장한다. 업체의 펀더멘털 여전히 견고하고, 매출 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5% 중반대의 쏠쏠한 배당 수익률도 커다란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 수 년간 업체의 실적은 낙관론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팬데믹이 강타했던 2020년 1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던 업체의 매출액은 2021년 19억1000만달러로 떨어졌지만 2022년 25억3000만달러로 강한 회복을 보인 뒤 2023년과 2024년 각각 28억9000만달러를 나타냈다.
2020년 2억달러를 밑돌았던 연간 영업이익이 2022년 5억5646만달러로 뛰었다가 2023년과 2024년 5억1333만달러와 4억9478만달러로 후퇴했고, 순이익도 2020년 1억달러 미만에서 2022년 3억4792달러로 늘어난 뒤 2023년과 2024년 각각 2억6815만달러와 2억2041달러로 줄었다.
최근까지 주가 하락이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를 반영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낙폭이 지나치다는 것이 강세론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분기에도 업체는 강한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4월 종료된 2025 회계연도 3분기 13억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해 전년 동기에 비해 1% 가량 완만한 성장을 이룬 가운데 주당순이익(EPS)이 10.54달러로 10.48% 급증했다. 순이익률 역시 30.32%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의미 있는 상승을 나타냈다.
사실 최근 업체에 대한 보도는 부정적이었다. 연초 13일간 스키 패트롤(순찰대) 파업으로 인해 유타주 파크시티 리조트 운영이 중단됐고, 수백명의 고객들을 장시간 대기로 지치게 하면서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력 부족이 마침내 해소되기 시작했는데 최근 몇 년간 임금 상승으로 인해 비용 상승 압박이 고조됐다. 2022년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작지 않은 역풍에도 강세론자들이 월가가 베일 리조트에 대해 낙관론을 펼치는 데는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업체의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오는 9월 발표될 예정인데 경영진은 2025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2억6400만~2억9800만달러로 제시했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할 때 전년 대비 22% 급증하는 동시에 3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셈이다.
핵심 비즈니스에 해당하는 리조트 부문에서 2025 회계연도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 전망치는 중간값 기준으로 8억4100만달러로 제시됐다. 예상치가 확정될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수 년간 고전했던 업체가 마침내 반전을 이루기 시작했다는 진단이다.
업체는 4월20일 기준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리조트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3.1%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리프트권 매출 규모는 3.4%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전역의 스키장 방문은 예비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역대 두 번 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베일 리조트의 경영진 교체에 대해서도 커다란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3년 넘게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크리스틴 린치가 사임하고 앞서 오랜 기간 업체를 이끌었던 롭 카츠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다는 소식이다.
순찰대 파업 사태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등 고전했던 업체가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제궤도를 되찾을 것으로 월가는 기대한다.
린치는 지난 2011년 베일 리조트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합류해 2021년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팬데믹으로 마비됐던 경제가 정상화된 데 따라 야외 스포츠 시장이 활황을 연출했고 이 때문에 2021년 11월 업체의 주가가 최고가를 찍었지만 그가 수장을 맡았던 기간에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지난 5월 최고경영자(CEO) 교체 소식이 보도된 후 베일 리조트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2% 이상 폭등, 투자자들이 크게 반색했다.
앞서 15년 동안 베일 리조트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았고 이사회 의장을 겸임중인 카츠는 2008년 시즌권(epic pass)를 도입해 스키 업계에 변혁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한 개 리조트의 시즌권 가격이 약 1000달러에 달했던 당시 카츠는 579달러로 6개 산악 리조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시즌권 사용자는 베일 리조트 전체 방문객 가운데 75%의 비중을 차지한다.
구독형 패스를 중심으로 단발성 고객을 회원으로 전환하는 전략은 베일 리조트의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강화, 비즈니스 확장성의 핵심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는 한편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