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일말의 희망은 있다. ‘분유 버프’를 영 못 받았던 루벤 카디네스는 1달 만에 드디어 홈런포를 터트렸다. 득녀 후 돌아온 최주환은 이전보다 더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키움은 사상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24일 KT전 패배로 6연패에 빠졌다. 리그 꼴찌로 떨어진 지 오래인 데다가 9위 두산과의 격차도 9경기 차이나 된다. 지난 10경기 동안 승리가 1번밖에 안 된다. 54경기 승률은 0.259다. 지난 시즌에는 같은 기간 승률이 0.407이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키움의 상황이 여실히 드러나는 수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카디네스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디네스는 개막 후 13경기 동안 16타점을 올리며 3할대 타율을 유지하다가 미국으로 출산 휴가를 다녀온 뒤 타격 밸런스를 잃었다. 복귀 직후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이 기간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이 겹치며 키움의 성적은 수직으로 하락했다.
키움이 지난 19일 야시엘 푸이그를 방출하며 카디네스는 키움의 유일한 외국인 타자가 됐다. 푸이그 방출 직전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던 카디네스는 20일 안타를 생산한 데 이어 21일에는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지난 23일 KT전에서는 2점 홈런까지 터트렸다. 지난달 29일 롯데전 이후 한 달 만에 나온 통한의 5호 홈런이다.

최근 키움에는 또 한 명의 아빠가 생겼다. 베테랑 최주환이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짧은 출산휴가를 다녀왔다. 최주환은 복귀 후 ‘아빠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22일과 23일 멀티 히트를 쳤고 24일에는 3안타를 기록했다. 개막 후 기복 없는 타격감을 유지해 온 최주환의 방망이는 더 강력해졌다.
키움은 선발진 과부하를 완화해줄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합류만을 기다리고 있다. 알칸타라는 오는 27일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빠르면 오는 30일 두산전 등판이 가능하다. 알칸타라가 올 때까지 타선이 잘 버텨 줘야 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공격력만 좀 더 살아난다면 반등의 계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두 명의 ‘신입 아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