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지금이야 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중대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고 16일 밝혔다.
서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기자단 하계 간담회에서 “새 정부가 부동산 중심의 자산 축적 구조에서 벗어나 모험자본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지수의 상승이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과 실물경제가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사회 구조적 틀도 함께 변화해야 도달할 수 있는 목표”라며 “코스피 5000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국민적 담론으로 이끌어낸 데에 협회의 노력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간 성과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IMA(종합금융투자계좌) 지정요건 구체화 △디딤펀드 출시 △성과 연동형 공모펀드 도입 등을 언급했다. 특히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서는 “모험자본 공급은 은행에서 하기가 어렵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가 도입되고 난 이후 또 한 번의 획을 긋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서 회장은 “자금 조달 여건이 열악한 중소형 증권사에 현행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를 대형사와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은 리테일 부문에서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NCR은 증권사의 경영 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업무 범위 제한 등 제재를 받는다. 서 회장은 “대형사는 투자에 실패해도 자금 여력이 있어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실패하면 회사 전체가 휘청인다”며 “중소형사에는 NCR 규제를 보다 유연하게, 규모와 업무 범위를 감안해 적용할 것을 건의드린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들어 논의되고 있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 회장은 “금융감독원과 독립된 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생기면 금융투자업계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투자업은 혁신적인 사업에 적극적인데 주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생긴다”고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한 의견도 내놨다. 서 회장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뤄지면 대주주들이 배당을 더 많이 할 것”이라며 “과거 49.5%였던 세금이 확 줄어들면서 배당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주주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고, 배당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상승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 등 공제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성과가 개선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이로 인한 소비 증가는 법인세, 부가가치세 세수 증가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 회장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말할 때가 아니다”며 “지금은 ‘코스피 5000’을 갈 수 있는 과제들을 빨리 구체화시키고 성문화시키는게 더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