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처음으로 티라노사우루스(T. Rex)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죽 핸드백이 출시된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인공가죽 배양 전문기업 랩 그로운 레더(Lab-Grown Leather)는 장기 복제 전문기업 오가노이드 컴퍼니(The Organoid Company)와 함께 멸종한 공룡의 DNA를 활용한 공룡 가죽 배양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의 최종 목표는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을 복원해 이를 핸드백, 재킷, 카시트 등에 적용한 '공룡 가죽'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1988년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기반으로 한다. 이 화석에서 추출한 콜라겐 조각과 혈액 단백질을 기반으로 전체 길이의 티라노사우루스 콜라겐 시퀀스를 재현, 이를 인공 가죽으로 만들어낼 계획이다.
콜라겐은 뼈, 피부, 근육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공룡 DNA가 수백만년 동안 남아있을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룡 화석에서도 콜라겐을 추출할 수 있게 됐다.
공룡의 콜라겐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이유는 독특한 구조 때문이라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밝혔다. 콜라겐은 물에 닿으면 잘 분해되는데, 콜라겐 펩티드 결합 내 원자·전자 수준 상호작용이 아미노산을 물 분자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티라노의 콜라겐 서열을 DNA로 치환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가죽 세포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 과정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다면, 무두질한 후 단단한 가죽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게 된다.
연구에 협력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VML에 따르면 올 연말 인공 티라노 가죽으로 만들어진 액세서리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 핸드백, 카시트, 재킷 등 고급 패션 아이템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23년에는 호주 인공육 회사가 멸종한 매머드의 고기를 구현해 '선사시대 미트볼'을 만든 바 있다. 다만 고대 단백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 실제로 먹어본 사람은 없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