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조합 잇단 분란, 공사 지연 손해 어쩌나

2025-07-12

미성크로바, 일반분양 직전 조합장 해임 여부 총회 열려

방배신삼호, 일부 조합원 경쟁입찰 주장에 조합장 물러나

사업 연기 시 금융비용, 공사비 인상 등 조합원 부담 커져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최근 도시정비사업 조합에서 조합장 해임이나 해임 시도 등 분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면 결국 조합원 손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 르엘이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내홍에 휩싸였다. 오는 19일 조합장과 임원 전원, 일부 대의원 해임에 관한 임시총회가 열린다.

해임 총회를 발의한 일부 조합원들은 도면 설계가 변경됐음에도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조합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설계를 바꿨다고 반박하고 있다. 만약 조합 집행부가 물러날 시 새 집행부 구성까지는 대략 6개월이 걸리는만큼 이달 예정했던 분양은 당분간 미뤄질 수 밖에 없다. 분양은커녕 공사 중단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 재건축은 조합장이 최근 해임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총회를 통해 조합장과 이사 3인이 해임됐다.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HDC현대산업개발 한 곳만 참여한 데 따른 불만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2차 입찰 모두 단독으로 참여했다.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인 조합은 오는 19일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를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수의계약을 반대하고 있다. 해당 조합원들은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은 삼성물산과의 경쟁 입찰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내분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시공사로서는 난감하다. 조합 내부 문제라 시공사가 개입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인력과 자원을 마냥 대기시킬 수도 없다.

잠실 르엘의 경우 공정률이 80%가량으로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조합 내분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분양이 미뤄지거나 아예 공사가 중단된다면 롯데건설은 물론 공사에 참여한 협력사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공사를 이어가면서 조합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합원 손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업기간이 길어지면서 관련 금융비용이 증가하거나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공사비 인상은 조합과 시공사와의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합 내분으로 집행부 공백이 생기면서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됐다. 이 때문에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공사를 중단해야만 했다. 다행히 새 집행부가 출범해 공사가 재개됐으나 이번에는 공사비 인상을 놓고 조합과 현대건설이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공사비 총액은 5800억 원에서 8366억 원으로 44% 오르게 됐다. 이는 조합원이 내야 할 분담금도 오르게 된다는 뜻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비사업에서 조합 내 분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로 인해 사업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결국 그 부담은 조합원이 고스란히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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