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모임비가 새로운 재정 압박 요인으로 떠올랐다. 미국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매달 약 250달러(한화 약 35만원)를 친구 모임에 쓰면서도 관계 단절에 대한 불안 때문에 모임을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인터넷 전문은행 얼라이뱅크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정 계산서(The Friendship Tab)'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6개월간 평균 1775달러(한화 약 250만원), 여성은 1250달러(한화 약 175만원)를 모임비로 지출했다. 같은 기간 지출의 중간값은 남녀 모두 750달러(한화 약 105만원)였다.
젊은층 상당수는 모임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조사 응답자의 22%는 '약속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답했고, 25%는 '물가 상승 때문에 친구와의 활동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얼라이뱅크 측은 "젊은 세대는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는 재정 건전성과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모임비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 2022년 Z세대의 사교 활동 지출은 월평균 166.75달러(한화 약 23만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평균 250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외로움이나 포모(FOMO·소외될까 두려움) 때문에 많은 청년이 모임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응답자의 69%는 '주 1회 이상 친구와 직접 만나려 한다'고 답했다.
재정적 압박을 느끼면서도 모임을 이어가는 사례는 흔하다. 응답자의 44%는 비용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모임을 건너뛴 경험이 있었고, 42%는 연간 몇 달 동안 모임비를 초과 지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모임비 부담이 크다. 여성 응답자의 30%는 사회적 지출 때문에 저축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고 27%는 비상금 마련이 어렵다고 밝혔다.
잭 하워드 얼라이뱅크 재무관리 총괄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친구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전 상황을 공유하면 부끄러움이 줄고 비용을 아끼면서도 즐겁게 어울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린지 새크노프 얼라이뱅크 소비자금융 총괄책임자는 "주간 브런치나 생일 여행처럼 즐거움을 주는 지출을 사전에 계획하면 재정적 안정과 소중한 추억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2025년 6월 Z세대 37%와 밀레니얼 63%를 포함한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