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 요리로 미쉐린 받았다…그가 한식에 빠진 이유

2025-12-13

“사람들이 음식과 땅, 그리고 문화를 대하는 방식을 직접 보면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람과 음식이 맺고 있는 그 관계가 저를 한국 음식으로 이끌었고, 그 경험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미쉐린 가이드 2스타 레스토랑 에빗(EVETT)의 오너 셰프 조셉 리저우드(Joseph Lidgerwood)는 13일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음식에 매료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백수저 계급으로 출연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외국인이 한국 요리로 미쉐린 스타가 된 독특한 이력이 공개된 후, 가게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고 한다.

조셉 셰프가 한국 음식의 본질을 처음 체감한 장소는 서울의 레스토랑이 아닌, 도시를 벗어난 시골 지역이었다. “시골여행을 했을 때 음식 안에 녹아 있는 문화까지 직접 보게 되면서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죠. 한국 음식은 정말 다양하고, 깊이가 있고, 풍미의 결도 굉장히 다채로워요.”

이 같은 경험은 조셉 셰프를 ‘한국 요리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역할로 이끌었다. 아리랑TV가 15일부터 연말연시 특집으로 선보이는 10부작 교양 프로그램 ‘조셉스 어 리틀 투 스페셜 케이-푸드 클래스(Joseph’s A LITTLE TOO SPECIAL K-FOOD CLASS)’에서다. 세계적으로 높아진 K-푸드에 대한 관심을 단순한 시식이나 소개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들이 직접 한국 요리를 배우고 만들어보는 과정으로 확장한 쿠킹 클래스 프로그램이다.

조셉 셰프는 프로그램 참여 이유에 대해 “한국에 산 지 7년이 됐지만, 여전히 한국 음식과 문화를 배우는 학생이다. 그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에게 배웠고, 한국 음식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그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1회에서 조셉 셰프가 한국에 오게 된 배경과 한국 식재료에 빠져들게 된 과정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2회부터 9회까지는 치킨, 제육볶음, 간장게장, 고등어 김치찜, 수제비, 한우 갈비찜 등 그가 직접 선정한 여덟 가지 한국 요리를 중심으로 쿠킹 클래스가 이어진다. 매 회차 조셉 셰프는 재료 고르는 법부터 손질 요령, 조리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 정통 한국식 맛을 내는 비결까지 공개한다.

이 메뉴를 고른 기준은 단순했다. 조셉 셰프는 “정말 좋아해서 자주 먹는 음식은 뭘까, 그리고 진심으로 애정을 갖고 있는 요리는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그렇게 물으며 메뉴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칼질을 배우고, 재료를 섞고, 양념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나 역시 처음 요리를 배우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각기 다른 국적과 배경을 지닌 수강생들이 한국 요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 역시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이다. 한국학을 연구하지만 한국 요리는 처음 배우는 벨기에 출신의 ’올리비아 교수‘, 한국식 치킨을 좋아하지만 한 번도 직접 만들어 본 적은 없는 이스라엘 출신 유학생 ’미할 배스‘, 한국인 아내와 아이를 위해 수제비를 배워보고 싶다는 영국 출신 그림책 작가 ’매튜 브로드허스트‘, 한우 육전을 요리하고 그 맛에 빠져 가족들에게도 요리해주고 싶다는 싱가포르 출신 요리사 ’데프니‘를 비롯해 프랑스, 미국, 캐나다, 가나 등 여러 국적의 참가자들이 수업에 참여한다.

외국인 수강생들과 함께한 수업 현장은 조셉 셰프에게도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았다. 그는 “요리를 이해하는 순간, 학생들 눈이 반짝이는 걸 볼 때가 가장 인상 깊었다.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섞고, 어떻게 간을 해야 하는지 깨닫는 그 순간이 있다. 한국 음식에 대한 첫 설렘, 첫 ‘사랑의 순간’을 지켜보는 건 정말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15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2주간, 총 10편이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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