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최근 12시간 이상 거래 중단 사태 이후, 거래대금·시장 점유율 등 전반적인 부진이 겹치며 중위권 경쟁에서도 밀리는 모습이다. 신한은행과의 실명계좌 제휴 재계약 시점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향후 재계약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6일 24시간 거래대금은 5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날 코빗은 긴급 점검으로 12시간 30분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 전일(145억 원) 대비 61% 감소한 수치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266억원으로 일시 반등했지만, 18일 170억원, 19일 59억원으로 다시 하락했다.
기간별로 보면, 먹통 사태 이전 6일 (6월 10일~15일)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약 193억원을 기록한 반면, 이후 (6월 17일~22일) 약 177억원으로 약 9%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중위권에서 밀려나 하위권에 근접하고 있다. 이날 코빗 24시간 거래량 점유율은 0.38%로, 코인원(2.6%)과의 격차는 뚜렷했다. 고팍스(0.15%)와는 약 2.5배 차이로 간격이 크지 않다.
예치금 규모에서도 3·4위를 다퉜던 코인원과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코빗 고객예치금은 1302억원으로, 같은 중위권 거래소인 코인원(244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위권 거래소인 업비트(8조4905억원)와 빗썸(2조263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약 65배, 17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통해 거래 안정성과 신뢰를 확보해왔지만, 고객 자산 유입 등 실질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빗과 신한은행이 함께 2020년 설립한 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지분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 49억6624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수탁 사업의 주요 고객층인 법인 대상 시장이 막혀있어 매출 기반이 부재한 상황이다. 하반기부터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 등 약 3500개 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재무 목적 매매거래가 시범적으로 허용되는 만큼 향후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코빗은 지난 16일 발생한 거래 중단 사태 이후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더블업 입금 챌린지'를 비롯해 순입금을 유도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이달 말까지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한 리워드 이벤트를 2주간 진행하며, 내달 2일까지 가입 시 포인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공식 텔레그램 채널 구독 이벤트도 병행해 커뮤니티 기반 고객 접점을 늘리려는 모습이다.
코빗은 2018년부터 신한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유지해왔으며, 올해 말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