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청산" 앞세워 여야 합의 뒤집은 與…좁아지는 협치의 길

2025-09-11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49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서 서로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다. 2025.09.11. [email protected] /사진=조성봉

더불어민주당이 합의를 번복하며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일방 통과시켰다. 내란 청산의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개혁의 성역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지지층에 전달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과 신뢰는 이제 흔적만 남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강조한 여야 협치의 길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보이콧한 가운데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3대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3대 특검법안은 이날 여당 의원총회를 통해 일부 내용이 수정됐지만, 야당과 합의안에 반영됐던 특검 기간 추가 연장 금지 및 수사인원 확대 최소화는 모두 백지화됐다. 여당 원안인 '더 센 특검법' 그대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여야 대표를 불러 오찬하고 '협치'를 강조한지 사흘 만이다. 여당은 일방적으로 합의안을 뒤집었고, 야당은 준비 부족 등으로 필리버스터(연설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조차 하지 못했다.

협치를 선택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병기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상호 양보한 안으로 10일 오후 합의가 이뤄졌었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는 물론 이 대통령까지 반대 의사를 표하며 백지화됐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고, 정청래 당 대표는 의총에서 공식 사과까지 해야 했다.

정치권은 이를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인다. 한 여권 인사는 "이번 사건은 내란 수사에 대해서만큼은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당 주류 지지층의 의지를 지도부가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했다. 내란 만큼은 협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거다.

"내란과 정부조직법이 어떻게 교환 대상이 되느냐"는 이날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은 지지층을 결속시켜야만 개혁 동력이 생긴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3대 특검법 합의 파기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5.9.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궁지에 몰린 야당의 반발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야당은 이재명 정부의 금융당국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조직법과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등이 동시 처리되지 않으면 정부·여당으로서도 상황이 복잡해진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더라도 처리까지 시간이 걸린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상임위 심의(180일), 법사위 심사(90일), 본회의 부의(60일)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금융위 재편과 기획재정부 재편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정부는 기재부 재편 시점을 내년 1월로 계획하고 있는데,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야당은 벼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특검법 합의를 뒤집은건 국민과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협치를 하자더니 우리의 의견을 완전히 깨부쉈다"며 "강력한 투쟁을 통해 그 후안무치함을 알릴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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