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정상, 회동 긍정적 평가 속 실무 협상 착수…브라질 산업계도 기대감 표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만나 긍정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양국 협상팀은 관세와 기타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즉각 협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은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으며, 양국이 "꽤 빠르게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두 정상의 회동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기소 문제를 둘러싸고 브라질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첫 공식 대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커피·쇠고기 등 주요 브라질산 품목에 50% 관세를 부과하며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관세 조치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룰라 대통령은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양국 간 갈등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며 "좋은 소식을 곧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양국 모두에 유익한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양측은 이미 실무 협상 일정을 잡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브라질 협상단과 전화 통화를 진행했고, 룰라 정부에 따르면 27일아침 대면 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장관은 대통령 간 대화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의는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전반적인 결과는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비에이라 장관은 관세 문제와 관련해 브라질 측 요구를 재차 확인했으며,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관리들에 대한 제재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외교부 장관은 협상이 "몇 주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룰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의 관계에서도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선박을 단속했으며, 육지 공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브라질은 직접 개입을 피했지만, 룰라 대통령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미 군사 충돌은 지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양국 협상에서 핵심 의제는 미국이 부과한 브라질산 제품 관세와 브라질 관리들에 대한 제재 완화로 꼽힌다. 브라질 측은 관세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며, 협상 중에도 관련 조치를 일시 유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산업계도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라질 쇠고기 수출업계 협회(ABIEC)는 이번 회동이 "브라질 제품의 경쟁력을 지키고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커피산업 협회(ABIC) 역시 "양국 간 오랜 파트너십 복원에 대한 낙관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다소 긴장됐던 남미 외교 노선에 온도 변화를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양국 간 대화 복원 자체가 매우 큰 진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이 상호 방문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협상은 관세 문제를 넘어, 소셜미디어 기업 규제·데이터 센터 운영·핵심 광물 개발 등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2위에 달해, 전기차·의료기기 등 전략산업을 둘러싼 협력 논의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