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라이프가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서 1조 2000억 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보험업 자금 조달 시장 분위기가 냉각됐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이날 3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1조 214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희망 금리는 연 3.3~3.9%였는데 3.4%에서 목표 금액을 채웠다.
신한라이프는 후순위채 공모 흥행 성공으로 올 8월 예정된 3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역시 무난하게 마칠 수 있게 됐다. 신한라이프는 후순위채 발행 규모를 5000억 원까지 증액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자본 건전성이 나쁘지 않은 보험사들은 자금 조달에 큰 무리가 없다는 점이 이번 공모를 통해 재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한라이프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188.3%로 금융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웃돈다. 후순위채 신용등급도 AA+로 준수한 편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에는 롯데손보가 900억 원 규모 후순위채에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한 탓에 보험사 자금 조달 시장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롯데손보의 자본 건전성을 이유로 콜옵션 행사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신한라이프처럼 다른 대형 보험사들도 자본 조달에 나설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 한화생명도 10억 달러(약 1조 3650억 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와 자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달 자금은 전액 킥스 비율 제고를 통한 자본 건전성 강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