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성분인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전자 담배, 이른바 '좀비 담배'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퍼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테레비 아사히(ANN)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최근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일본 곳곳에서 '좀비 담배'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좀비 담배는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가 함유된 전자 담배다. 에토미데이트는 심한 졸음을 유발하고 호흡을 느리게 만들며, 저혈압, 메스꺼움 등 증상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 의식 불명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올해 초 태국에서 좀비 담배가 확산해 문제가 됐다. 이외에도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청소년과 20대를 중심으로 확산해 관계 당국이 조치에 나섰지만 밀반입이 이어졌다.
아시아 국가에서 좀비 담배가 확산하자 일본 역시 지난 5월 에토미데이트를 소지 및 사용을 금지하는 약물로 지정했다. 하지만 중국 및 대만과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오키나와를 통해 밀반입하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좀비 담배를 피고 이상 증세를 보이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전자 담배를 손에 쥔 사용자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휘청 걷는 가 하면, 바닥에 넘어져 온 몸을 부르르 떨기도 한다. 일부는 벽에 몸을 부딪히면서도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거나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기도 했다.
오키나와현은 홈페이지를 통해 “'웃음 마취'(笑?麻?)라는 미승인 의약품 성분이 함유된 위험한 약물 사용에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한국도 이와 관련 조치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2일 에토미데이트를 포함해 오남용 우려 물질 2종과 유엔(UN)이 마약유로 지정한 엔-필로리다노 프로토니타젠 5종 등 7종을 마약류로 지정했다.
에토미데이트는 불법 유통 등으로 2020년부터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했으나, 이후에도 일부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 대용으로 불법 투약되거나 오남용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지속되면서 선제적으로 마약류로 지정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