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0번’ 김강민, 선수 생활 시작과 끝은 인천에서···“이번 생까지는 야구인, 다음 생은 야구팬”

2025-06-28

프로 인생의 시작도, 마지막도 인천이었다. 김강민(43)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24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강민은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SK(SSG의 전신)에 지명됐다. 2023년까지 23년 동안 인천을 홈으로 뛰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한화에서 한 시즌을 보낸 김강민은 선수 생활을 마친 뒤 SSG로 돌아왔다.

SSG는 28일 김강민을 특별 엔트리로 등록했다.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로써 김강민의 현역 마지막 경기는 SSG 소속으로 뛴 28일 한화와의 홈 경기가 됐다.

김강민은 이날 선발 중견수로서 외야 잔디를 밟았다. 경기가 시작하자 그는 팬들과 선수들을 향해 인사한 뒤 최지훈과 교체됐다.

김강민은 이날 경기 전 최지훈에게 “난 울어도 되지만 넌 경기해야 하니까 울면 안 된다”라고 일렀다. 등에 ‘0번 김강민’이 박힌 스페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온 최지훈은 김강민과 포옹하며 눈물을 삼켰다. 팬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김강민을 향해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이날 SSG랜더스필드는 김강민으로 가득 채워졌다. SSG 선수단은 모두 김강민의 등번호 ‘0’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했다. 한화 선수들도 모자에 ‘0’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에 임하며 전 동료의 은퇴를 축하했다. 시타와 시구, 시포는 김강민의 세 자녀가 맡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해설위원 시절 바라본 김강민의 모습을 떠올리며 “강심장을 지닌, 슈퍼스타 자질이 있는 선수였다”라며 “정말 짐승 같고 남자다운 선수”라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수비와 주루 등 모든 면에서 잘했기에 상대 팀 감독으로서 얄미운 선수였다”라며 “열심히 잘 한 선수이기에 오늘 같은 특별한 날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민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행복한 마음 80, 긴장감 20이다”라며 “긴장한 이유는 딱 하나다. 은퇴식이란 걸 해본 적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강민은 “선수 생활을 돌아보니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야구를 정말 못 할 때 한 팬분이 ‘좀 잘하지 그래’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라며 “잘했으면 좋겠는데 못하니까 안타까운, 그런 팬분들의 마음이 전해졌다. 그 말이 지금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김강민은 팀의 고참이 된 후배 최정과 김광현에 대해 “걔네가 신인으로 들어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들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라며 “전 은퇴해야겠다고 생각하고 4~5년을 더 했다. 언제 그만둘지는 모르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강민은 현역 은퇴 후 인천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스포츠과학을 공부하고 있다. KBO에서 전력강화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라운드에는 서지 않지만 학문적으로, 행정적으로 계속 야구를 하고 있다.

김강민은 “학교에서는 야구의 과학적인 부분을 공부하고, KBO에서는 선수들을 보면서 제가 현역 때 못 했던 부분을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태어나면 야구선수보다는 야구팬으로서 야구를 좋아하고 싶다”라면서도 “이번 생은 야구인으로 살겠다”라고 말했다.

20년을 ‘짐승’으로 불려온 김강민은 “야구계에서 내게 씌워 준 가장 어울리는 프레임”이라며너도 “이제는 선수로서 은퇴했으니 부드러운 애완동물 쪽으로 가고 싶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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