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4~26일(현지시간) 방미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관세협상 타결의 열쇠로 평가받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현장인 필라델피아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할지 주목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충분히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마스가 프로젝트 구상이 관세협상을 극적 타결로 이끌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말 협상 타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조선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 내 선박 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관세협상 당시 미국을 찾아 한국 협상팀을 측면 지원했다.
한·미의 조선업 협력은 가시화하고 있다. 미 연방의회는 최근 한국 등 동맹국에 예외로 상선의 건조·수리를 맡길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발의하며 마스가 프로젝트에 힘을 싣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오는 13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와 함께 울산 HD현대 조선소를 방문한다.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적인 곳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6월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139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지난달 30일 관세협상 타결 직전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필리조선소를 찾았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을 배경으로 마스가 모자를 함께 쓰고 기념촬영을 하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한·미 정상이 이곳을 함께 찾는다면 그 자체로 ‘경제 동맹’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지 체류 기준 2박 3일이라는 이 대통령의 짧은 방미 일정은 걸림돌이다. 정상회담 장소인 워싱턴 백악관에서 필리조선소까지는 약 225㎞ 거리로, 차량으로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