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계절근로자 두 자녀에 ‘농협 나눔 실천’

2025-05-27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습니다. 수술을 잘 마친 이 순간도 꿈만 같고 아이들의 미래가 한층 밝아진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23일 서울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의 한 병실. 환자복을 입은 두 아이는 낯선 환경이 어색한지 두리번거리면서도 부모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환하게 웃어보였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이들은 몽골 출신 외국인 근로자 테무진(34)·어치토야(33)씨 부부와 6세, 5세인 두 자녀다. 가족이 이곳에 있는 이유는 각각 선천성 구순구개열과 소이증(귀가 정상보다 작거나 모양이 변형된 상태)이라는 질환을 갖고 태어난 두 아이가 영등포농협 사회공헌실천재단(이사장 백호·영등포농협 조합장)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4월18일 첫 진료 후 이달 22일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결과는 양호한 상태로 경과를 지켜보며 6월말까지 한국에 머물다 부모와 함께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 기간 재단은 두 아이의 치료에 따르는 비용 약 3000만원을 지원한다.

사회공헌실천재단이 두 어린이의 수술을 돕게 된 데는 영등포농협과 도농교류를 이어온 충남 논산 연무농협(조합장 최용재)의 인연이 작용했다. 부부는 공공형 계절근로자로 현재 연무농협에 소속돼 있으며, 부인 어치토야씨는 올해로 세번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이날 아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용재 조합장과 백호 이사장이 병실을 방문했다. 최 조합장은 “남들보다 유난히 열심히 일하는 아이 엄마가 눈에 띄어 대화를 시도했고, 어려운 가정 형편과 아픈 자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며 “이들의 상황을 재단에 전달하고 지원을 간절히 바랐는데 실제 치료가 이뤄져 내 일처럼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농촌에서 땀 흘리는 외국인 근로자도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라며 “이번 지원을 통해 근로자 가족이 행복을 되찾고, 농촌 공동체의 포용적 가치가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료지원은 그동안 영등포농협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영등포농협은 나눔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2023년 전국 지역 농축협 최초로 사회공헌실천재단을 설립했다. 첫해 10억원에 이어 지난해 5억원을 출연했으며, 매년 5억∼1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또 조합원, 임직원, 금융·경제 사업 고객을 중심으로 ‘1인당 매월 1000원의 기부금 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사업 분야는 ▲농촌·농업인 지원 ▲지역사회 복지 증진 ▲청년활동 지원과 인재 육성 ▲지구 살리기 등이다.

백 이사장은 “농협이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사회공헌실천재단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이웃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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