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 수출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 전쟁 여파로 멈춰 있던 캐나다 수출이 활성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가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에서 생산해 다른 나라로 수출한 물량은 1894대로 지난달(450대) 대비 321% 증가했다. 올 5월 수출량이 14대로 급감한 뒤 6월 ‘0대’를 기록했던 미국발 수출 물량이 평월 수준으로까지 회복한 것이다. 지난해 월평균 수출 규모는 1883대였다.
최근 현대차는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전쟁 여파로 멈췄었던 캐나다 수출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올 4월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에 25% 맞불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이래 미국발 캐나다향(向) 선적을 중단해왔는데, 양국 간 관세 장벽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재고 최적화 차원에서 수출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회한다면서도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현행(25%)대로 유지된다"고 단언한 바 있다.
최근 현대차가 캐나다 시장에서 호조세를 보이는 상황도 이번 수출 재개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지난달 캐나다 판매량은 1만 3611대로 작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현대차의 역대 8월 최대 판매고로 11개월 연속 최대 판매 실적을 작성했다.
특히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종인 투싼이 작년보다 59% 증가한 3450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캐나다 시장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관세 부담을 감수하고 수출 재개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기아 멕시코 공장을 통해 캐나다 시장 수요에 대응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향) 투싼을 HMMA로 돌리고, HMMA에서 생산하던 캐나다 판매 물량은 멕시코에서 생산해서 캐나다로 넘기는 것을 시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