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보험료를 지키는 특사경 도입, 함께 만드는 건강한 제도"

2025-09-12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성형우 팀장

건강보험은 아플 때 누구나 병원 문을 두드릴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제도이다. 국민 모두가 조금씩 보험료를 모아 어려울 때 서로를 돕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이 매년 큰 규모로 새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요양급여 부당청구 적발 금액은 연평균 약 7000억 원에 달한다. 실제로는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훨씬 더 큰 금액이 누수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손실은 결국 성실히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부당청구를 막기 위해 현지조사와 환수 업무를 하고 있지만, 강제 수사 권한은 없다. 위법 행위를 발견하더라도 경찰·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하고, 이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며 그 사이 증거가 인멸되거나 추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결과 실제 환수율은 적발 금액의 절반 수준에 머무른다. 이런 구조적 한계 때문에 비슷한 수법의 부당청구가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특별사법경찰', 줄여서 '특사경'이다. 특사경은 특정 기관에 수사권을 주어 전문적으로 단속·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이미 식품·환경·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되며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권한이 부여된다면 현장에서 바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고, 부정수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사경 도입이 가져올 변화는 분명하다. 첫째, 국민의 보험료가 지켜진다. 공단 추산에 따르면 특사경 도입으로 연간 최소 2000억 원 이상 재정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부당청구 억제 효과이다. 실제 현장에서 단속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

셋째, 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이다. 성실히 납부한 보험료가 공정하게 쓰인다는 확신은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 된다.

그러나 특사경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약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의료현장은 공단 혼자 힘으로 관리할 수 없다. 대다수 의료인들은 성실하게 진료하고 정직하게 청구하고 있으며, 일부의 일탈이 전체 의료계를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주요 의약단체가 자율 정화 활동을 강화하고, 부당청구 근절에 공단과 힘을 합친다면, 특사경 제도는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은 공단과 의료계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이다.

물론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나 전문성 부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원 영장주의와 검찰 지휘 체계를 철저히 따르고, 공단 내부 견제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법률·수사 기법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배치하고, 경찰·검찰은 물론 의료계와도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 모두의 돈으로 만들어진 공동 자산이다. 이를 지키는 일은 공단만의 몫이 아니라, 성실히 보험료를 내는 국민과 의료현장을 책임지는 의약단체 모두의 몫이다.

특사경 도입은 부정수급을 뿌리 뽑고 국민 신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다. 공단과 의료계가 함께 힘을 모을 때 건강보험은 더욱 든든해지고, 국민은 안심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성형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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