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이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을 찾아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K-뷰티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다 외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올리브영의 전략적 마케팅이 적중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24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집계한 누적 외국인 고객의 구매 건수는 글로벌 듀티프리(면세) 기준으로 약 360만건이다. 같은 기간 관광지식정보시스템 내 입국 관광통계 기준 관광 목적 외국인 입국자는 450만명에 달한다. 복수 구매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올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이 올리브영에서 상품을 산 경험이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4월 한 달을 기준으로 보면 올리브영의 외국인 관광객 누적 매출은 지난해 대비 72%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상권은 명동과 홍대로 나타났다. 한류 영향으로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된 지역에 소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동대문, 부산, 제주지역도 외국인 결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K-콘텐츠 확산에 따른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아이돌, 배우 등 한류 스타들의 피부 관리 비법이나 메이크업 방식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K-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스킨케어, 메이크업 등 마스크팩, 다양한 K-뷰티 상품을 한 곳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편의점처럼 각 지역에 촘촘하게 매장을 전개하고 있어 여행객이 쉽게 매장을 찾을 수 있다.
지난달 2025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리시 수낙 영국 전 총리는 “10대 딸들이 올리브영에 꼭 들러야 한다며 화장품 구매 목록을 적어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을 한층 더 끌어들이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자체 어학 프로그램 'GLC(Global Language Course)'로 매장 구성원의 외국어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특색을 반영한 개성 있는 매장 디자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한옥 매장 1호 '경주황남점', 돌하르방 등 향토 문화를 상징하는 디자인을 적용한 '제주용담점' 등이 대표 사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긍정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K-뷰티가 K-팝, K-푸드와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잡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외국인 고객 국적 수는 189개에 달했다. 이들이 K-뷰티 제품을 구매한 매장은 총 1264개로 집계됐다. 사실상 세계 모든 국가 고객이 한국 전역에서 K-뷰티를 구매한 셈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