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음식점 감소, 대형 FC·개인 음식점 증가… 양극화 심화

2025-08-14

한식음식점업 부진 심각… 팬데믹 기간보다 더 어려워

한국고용정보원, ‘최근 음식점업의 노동시장 동향과 정책과제’ 보고서 발표

최근 식재료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인건비 역시 증가하면서 음식점업의 수익성은 과거보다 악화됐고 특히 한식음식점업의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용 디지털화와 자동화기기의 도입은 인건비 절감보다는 영업 전략 차원에서 활용하고 있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계간고용이슈 2025년 여름호」의 ‘최근 음식점업의 노동시장 동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전체 지수 기준)는 2023년 3분기 이후 80 아래로 하향세를 보였고, 2024년 4분기에는 코로나19 앤데믹 이후 최저 수준인 71.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점업 중에서 한식음식점업의 부진이 심각했다. 2024년 4분기 한식음식점업의 경기동향지수는 68.3으로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1년 1분기 67.4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외식업 중에서 기관 구내식당업은 경기동향지수가 2024년 1분기 101.5로 전년 동기 98.3 대비 3.2가 증가하는 등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기관 구내식당업 역시 2024년 2분기 이후 감소세로 전환해 2024년 2분기에는 96.3으로 하락했다.

음식점업의 부진은 소비 지출액 추이에서도 확인됐다. 음식 및 음료 서비스 관련 신한카드 지출액은 2024년 2분기부터 52전주 대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가 동년 12월부터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음식업의 사업자 수도 2023년에 82만4000명에서 2024년 81만8000명, 2025년 4월 81만4000명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업종 전체의 사업자 수가 2023년 999만9000명, 2024년 1019만1000명, 2025년 1024만2000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와 같은 음식업 사업자 수의 감소는 업황의 부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 운영난, ‘직원 구인’, ‘인건비’가 주요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의 운영난에 주요 원인으로 ‘직원 구인’, ‘인건비’를 꼽았다.

광주시에서 A 떡갈비 집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 사장은 “양질의 인력 확보가 어렵다. 주방 4명, 홀 3명, 파트타임 주차안내 인력 등을 포함해 총 9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주말·휴일에는 추가 인력이 필요해 인력 소개소를 통해 일용직을 채용하고 있다”며 “직원 유지 차원에서 비교적 다른 곳보다 높은 임금을 주고 있는데, 일부 파트타임 직원의 실수령액이 정규직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생겨 기존 직원들이 불만이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직원을 채용했는데 일하는 동안 핸드폰을 못보게 하면 다음 날 그만둔다. 조리나 서빙 업무는 집중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인데 그 부분을 지적하면 그만두고, 우리 식당을 안 좋게 소문을 내서 사람 구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 절감과 인력난 대응을 위해 음식 조리 공정을 단순화·표준화하고 있다. 미리 준비된 반조리 식재료를 활용해 숙련도가 낮은 인력도 조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또 인력난 완화를 위한 외국인력 활용 확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음식점업 외국인 고용허가제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음식점은 주방 보조원 직종만 외국인력의 채용을 허용했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실장은 음식점업 외국인 고용허가제 관련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인터뷰를 갖고 “지방 중소 규모 음식점의 경우 내국인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외국인 고용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러나 언어장벽, 고객서비스 질 저하, 높은 고용 비용 등으로 현장에서는 외국인 인력 활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상당수 사업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외국인 고용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업계는 숙련된 외국인도 경력 축적 후보다 나은 조건의 사업장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빈번하며, 장기적 인력 확보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신청 절차 등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활용 역량이 낮은 고령 음식점주의 경우 온라인 신청 자체가 어려워 고용허가제 이용이 저조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김준영 실장은 고용허가제에 대해 실효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도는 외국인 인력을 주방 보조원만 허용하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부족한 직무는 홀서빙 등 대면 업무이기 때문에 직무 허용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음식점업 양극화 심화

팬데믹 이후 음식점업에서는 중간 규모의 음식점은 줄어들고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식당과 오너셰프 식당(1인 식당) 창업이 늘면서 규모에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푸드트럭이나 공유주방과 같은 소규모 형태의 창업이 확대되면서 사업장 수 자체는 증가했으나, 기존의 중간 규모(종업원 수 5~10인)의 음식점은 크게 감소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자본력에 기반해 확대됐고, 소규모 음식점은 1인 음식점 또는 사업주와 1~2명 가족만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사업장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소규모 형태의 창업 증가에는 공공직업훈련(특히 직업훈련 계좌제)의 확대와 유튜브 등 창업 관련 채널의 확산 등 음식 조리 기능 습득 경로가 다양화되면서 음식점 창업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에서 “최근에는 음식점 창업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 과거에는 조리사 밑에서 도제식으로 배워야 했는데 2010년대 이후에는 고용노동부가 실시하는 ‘직업능력개발계좌제’를 이용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현재 계좌제는 거의 취미활동처럼 이용이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유튜브만 봐도 조리법을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창업이 쉬워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준영 고용정보분석실장은 “음식점 운영 관련 준비나 경험이 없는 무경험 창업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는 최근 초기 폐업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음식점업 창업과 운영 지원을 위해서는 자생력 강화를 위한 현실적이고 밀착형 지원이 요구된다”며 “음식점업 교육사업은 형식적인 자격증 취득 중심에서 벗어나, 음식 트렌드, 세무, 마케팅, 고객 응대, 손익분기점 분석 등 매출과 직결되는 실무능력 배양 관련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음식점 자동화 기기 도입, 인건비 절감 도움 안 돼

한편, 음식점용 디지털화와 자동화 기기의 도입은 인건비 절감 목적보다는 영업 전략 차원에서 선택하고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음식점 사장들은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등 디지털 디바이스 도입은 고객 서비스 향상, 주문 정확성 제고, 대기시간 단축 등의 영업 전략 차원에서 선택하고 응답했다.

실제로 박세정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의 분석 자료(디지털 전환에 따른 음식점업의 일자리 변화 분석, 2024)에 따르면 키오스크를 도입한 음식점에서는 판매·서빙 인력이 약 1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반적으로 현장에서는 디지털기기가 고용을 대체하는 수준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고객층의 연령대가 높은 업소의 경우 디지털기기에 대한 거부감이 커 도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여전히 대면 서비스가 신규 단골 확보 및 매출 증대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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