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빽햄’ 논란을 시작으로 농지법 위반, 원산지 표기 오류, 갑질 의혹 등까지 연일 이슈가 터져나온 데 따른 행보로,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 대표는 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재 촬영 중인 방송을 제외하고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면서 “이제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모든 열정과 온 힘을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와 tvN <장사천재 백사장 시즌3>, MBC <남극의 세프> 등 이미 촬영을 마쳤거나 촬영 중인 프로그램 외에 더 이상 방송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이날 영상에서 “올해 들어 집중적으로 제기된 많은 이슈와 지적에 대해 서면과 주주총회를 통해 사과드린 바 있으나 오늘은 영상으로 직접 고개 숙여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품질과 식품 안전, 축제 현장 위생을 포함한 모든 사안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있고 하나하나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기업 대표로서 방송 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방송 갑질’이란 무서운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좋은 방송 콘텐츠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저의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다면 저의 책임이고 불찰”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 MBC 김재환 PD는 백 대표가 과거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등 갑질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모든 문제는 저에게 있다. 2025년을 더본코리아가 완전히 새로워지는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면서 “가맹점주와 주주, 고객만 바라보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수많은 논란에 휩쌓였다. 지난 1월 ‘빽햄’ 선물세트 고가 판매 논란을 시작으로 ‘백석 된장’ 외국산 원료 사용과 농지법 위반, 실내 고압가스 요리, 원산지 표기 오류, 브라질산 닭고기 밀키트와 제주 감귤 함량 논란, 산업용 ‘농약 분무기’ 사용과 생고기 용달차 운반·상온 방치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더본코리아의 술자리 면접과 직원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더본코리아의 주가 역시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6일 상장 당시 공모가(3만4000원)의 2배에 가까운 주당 6만4500원을 찍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2일에는 2만6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재 백 대표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더본코리아 의무보유등록 상장주식 486만5835주(총 발행 주식의 33.02%)가 이날부터 등록 해제된 만큼 향후 시세에 미칠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백 대표가 방송 중단을 선언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국내 유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촬영이 1년 걸리면 방송 중단은 내년인데 말장난하나. 앞으로 섭외도 안 들어올 텐데 자의적으로 중단하네” “수개월 유체이탈 화법으로 꼬리자르기 입장문 내고 방송 촬영 강행하더니 촬영 중인 방송들을 놓지 못하겠단다. 진정성이 심각하게 의심된다” “갈수록 오만, 자화자찬에 내로남불의 표본이다. 촬영 중인 것도 접어라”는 등의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분노가 식지 않고 있는 만큼 방송사는 현재 촬영 중이라도 출연진 교체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백 대표는 도덕적, 윤리적인 사과는 물론이고 법적 책임까지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