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에 포로로 잡혔다가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의 복부에 '러시아에 영광을'이라는 낙인이 새겨져 있었다는 현지 의사의 증언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BBC 러시아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의사가 러시아에서 풀려난 우크라이나 군인 안드레이의 몸이 심하게 훼손된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그가 게재한 사진 속 군인의 복부 오른쪽에는 러시아군의 식별 마크인 'Z' 모양과 '러시아에 영광을'(Slava Rossii)이라는 글귀가 러시아어로 적혀 있었다.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자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사진의 출처를 추적했고 지역 센터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던 실제 우크라이나 군인이 맞다고 확인했다.
안드레이 유소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중앙정보국 관계자는 우크라이나TV에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지역 센터의 한 의사가 참을 수 없어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렸다. 이는 우리 수비수들이 포로 생활 속에서 겪는 고통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전쟁 희생자의 화상이나 흉터를 무료로 치료해주는 우크라이나 의료 지원 프로그램 '언번드'의 책임자인 막심 투르케비치는 “(안드레이의) 몸에 남은 상처는 자격을 갖춘 외과의에 의해 행해진 것이 분명하다”면서 “기술적으로는 잘 됐으나 동시에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행해졌다. 흉터가 매끈한 걸로 봐서는 전신 마취를 진행했을 것. 국소 마취였으면 경련이 발생해 이같은 흔적이 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투르케비치는 “이것은 고문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흔적을 남기기 위해 행해졌다”며 “(글귀는) 외과의가 피부과에서 유두종이나 사마귀를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전기소작기로 그린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추측했다.
이 외에 큰 흉터는 탈장으로 인한 치료에 의한 수술 자국이라고 예상했다. 포탄 파편이 몸에 박히면서 방광에도 손상을 입어 소변줄을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유엔에 따르면 석방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중 95% 이상이 포로 생활 중 고문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포로들은 심각한 구타와 전기 고문, 처형 흉내, 강간 위협, 의료 서비스 및 식량 공급 거부 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