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와 카카오, NHN, 쿠팡이 1조5000억원대 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 사업에서 격돌한다. GPU 구매력과 기술력에서 앞선 기업이 최종 사업을 수주할 전망이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컴퓨팅자원 활용기반 강화사업(GPU 확보·구축·운용지원)'사업자 모집을 마감한 결과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NHN클라우드, 쿠팡 등 국내 주요 GPUaaS 사업자 네 곳이 신청서(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사업은 첨단 GPU 인프라를 신속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정부가 추경으로 확보한 1조 4590억원 가량을 투입해 GPU 1만장을 구매, 이를 필요로하는 기업·연구자 등에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자로 선정되면 하반기부터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GPU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 사업은 1조원대 대형 사업으로 기획단계부터 GPUaaS 사업자로부터 주목받았다.
쿠팡은 서울 양재 인근에 위치한 싱가포르 기업 엠피리온 디지털의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며 GPUaaS 사업 참여를 준비했다. 막판까지 고심하다 최종 신청서를 제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는 쿠팡이 GPUaaS 주요 사례 확보를 통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기 위해 이번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 대부분이 GPUaaS 대내외 경험을 두루 확보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매력과 기술력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정부는 △사업 이해도 및 추진역량(10점) △사업 준비도 및 경쟁력(50점) △AI 생태계 발전노력(30점) △운영 역량 및 사업관리(10점) 부문을 전반적(100점 만점)으로 살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구축계획 우수성' 부문이 35점으로, 전체 배점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사업 공고문을 통해 중점 추진 방향으로 △경제성(비용대비 높은성능) △대규모(대형 클러스터 우선) △직접 클러스터링(기술력 확보) △최신(최신 GPU 우선) △연내서비스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최신 GPU를 최적 가격에 빠른 시일내 구축·서비스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GPU 구매 예산이 대부분이라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GPU 1만장 가량을 구축·운영하는 사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평가(적합성 검토)를 거쳐 발표 대상 사업자를 선정, 발표 평가 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한 개 또는 복수)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달 사업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당초 이 사업은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참여자에게 우선권(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을 부여하려 했다. 그러나 센터 사업이 유찰로 재공고 절차에 들어가면서 센터와 무관하게 사업자를 선정하게 됐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