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수달이

2025-05-14

시집 ‘그림 위에 앉은 시’를 출간한 이후 간간이 써 두었던 짧은 글을 정리하며 재밋거리로 읽을 만한 산문집 ‘꿈을 꾸는 수달이’란 제목으로 5집을 엮었다. 시론의 집필위원이 된지 5년이 다 되어 간다. 여전히 아쉬움을 느끼지만 격려해 주는 동료가 있어 힘이 된다.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에 남는 한 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일기가 수필이 되고 축약하면 시가 된다는 필자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날로 갈수록 종이책을 읽기가 어려워지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임팩트 있는 내용을 위해 여러 종류의 글을 담았다. 치의신보의 ‘시론’에 게재했던 글을 중심으로 약간의 수정을 거쳐 완성하였다. 대부분 체험을 통한 시와 글이지만 재미를 위해 수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산문과 예전에 써둔 단편소설을 몇 편 수록했다.

누군가가 작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을 내놓는 것이라고 하였다. 비록 무명작가이긴 하지만 드물게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원고 청탁도 받게 되니까 더욱 신중해진다. 필자가 올린 글 중에는 처음부터 산문으로 쓴 글도 있지만, 시를 완성하고 난 후 그 시를 토대로 산문을 쓴 글이 대부분이다. 필자의 지도 선생님께서 시인은 시를 쓰지만 산문으로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시와 수필은 같은 맥락이어서이다. 소재가 산문으로 표현되어야만 하는데 시로 표현하면 어색하고 오히려 전달력이 부족할 때가 있다. 필자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필 형태의 시를 써왔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요즘에 와서 점점 책을 통해 글을 읽기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심금을 울리는 한 편의 시와 글을 위해 오늘도 컴퓨터 앞에서 특별한 일이 없을까 머리를 굴려보며 멍하니 앉아 있다. 노력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노력이라도 하다 보면 불현듯 영감이 떠오를 때가 있을 테니까.....

딸아이와 함께 했던 아련한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다 큰 아이들과의 대화가 여간 어렵지 않다. 매일 바빠 죽겠단다. 잠도 부족하고 식사할 시간도 없단다. 제때 전화할 시간도, 카톡 볼 시간도 없단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들을 수도 없다. ‘대화가 필요해’란 말이 새롭다. 예전에는 응석 부리진 않더라도 푸념이라도 해주는 딸이 그리운데 이젠 혼자 알아서 다 한다. 지금은 해줄 것도 별로 없다. 결혼을 목전에 둔 지금, 늘 품에 두고 싶은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수달과 나’ 즐겁고 재미난 어린 시절이 그립다. (수달: 수달처럼 호기심 많고 활동적이었던 어릴 적 아이의 애칭) 전화하면 늘 정신없이 바쁘다고만 한다. 방해될까 봐 이해는 하지만, 건강을 해칠까도 걱정되고 짧은 몇 마디가 아쉬울 때도 있다.

얼마 전에 작은딸과 둘이서 이태리 여행을 다녀왔는데 다 큰 딸과 여행하는 건 쉽지 않다며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결혼해서 부모의 품을 떠난다는 서운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힘든 세상을 꿋꿋이 헤쳐나가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다. 다 큰 딸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들이다.

옛날에 천문학과 공상과학 만화를 많이 읽어서인지 끝없이 넓은 우주를 상상하며 수많은 꿈과 희망을 키워나갔던 수달. 그때는 귀엽고 재미있었던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작품 소재가 되어 주기도 한다. 함께한 순간들이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더 기억해 내야 하는데 더 많이 상상하고 공상해야 하는데, ‘수달과 같이’ 하면서 수달과 그 옛날 천체망원경을 통해 본 목성의 대적점과 그 위성들이 신기하기도 했고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빨리 돌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꿈을 키웠던 하나하나가 소재거리가 되어 산문집을 낼 수 있었다. 마음껏 상상하며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광활한 우주를 내 가슴에 안고 아직도 못다 이룬 꿈을 키워나가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부모님들이여! 아이들과의 추억이 평생 자산이 된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생업에 바쁘지만 여가를 내서 품 떠나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기를.....

꿈을 꾸는 수달이

세상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 가득 귀요미

상상과 공상이 이끈 개척의 길

해보지도 않고 안 돼는 싫어

문을 두드리고

꿈을 꾼 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무엇이든 마음먹기 달려있어

인생은 도전과 미션의 연속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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