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보자기 같은 포괄적 AI 투자

2025-08-13

세계는 인공지능(AI)이 중심인 새 산업혁명의 변곡점에 서 있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 거인들은 AI 데이터센터·반도체·소프트웨어 인프라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AI를 “글로벌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규정한다. 향후 3년간 전 세계 IT 지출은 1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그중 3000억 달러 이상이 AI 플랫폼에 투입될 전망이다.

급성장은 기업가치 지형도도 바꿨다. 2020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는 불과 5년 만에 IBM과 시스코를 시가총액에서 제치고 미국 상위 20대 기업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AI 산업은 기술 융합도가 높고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복잡한 생태계다. 어떤 기업이 단기적 수혜를 볼지, 장기적으로 성장할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개인·기관 투자자 모두 이런 불확실성에 직면하며, 투자 결정에는 상당한 신중함이 필요하다.

이런 환경에서 고려할 수 있는 투자 방식 중 하나가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이다. ‘랩(wrap)’은 여러 서비스를 보자기처럼 하나로 포장한다는 뜻이다. 본래 자문·거래·운용을 단일 수수료에 통합 제공하는 구조에서 유래했으며, 현재는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위임받아 투자 성향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설계·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 상품을 뜻한다.

공모펀드가 다수 자금을 일괄 운용하는 것과 달리, 랩어카운트는 개별 고객 상황에 맞춰 설계되는 맞춤형 서비스다. 고객 계좌에서 직접 운용돼 투명성이 높으며, 해외 주식 수익이 펀드와 달리 양도소득으로 분류되는 세제상의 차이도 있다. 다만 운용 성과가 보장되진 않으며, 전문가 판단도 시장 환경에 따라 빗나갈 수 있다.

AI 산업은 인프라·서비스·응용의 세 축으로 나뉜다. 인프라에는 AI 반도체, 메모리, 패키징이 포함되고, 서비스는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응용은 로보틱스·자율주행 등으로 확장된다. 이 가운데 인프라 부문은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다. 잠재력은 크지만, 기술·정책·경쟁 구도의 변화 속도가 빨라 변동성도 높다. 직접 투자든 전문가 위탁이든 이런 위험은 피하기 어렵다.

AI 시대는 분명 중요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접근 방식은 투자자의 자산 규모, 위험 선호, 투자 경험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직접 투자, 펀드, 랩어카운트 등 각 방식의 장단점을 신중히 비교해야 한다. AI 시대는 거대한 기회와 위험이 같은 속도로 달려오는 시장이다. 랩어카운트 같은 도구를 갖추어야 위험을 피한다.

양원택 한국투자증권 투자상품본부장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