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Z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일대에 키즈 전용 패션 편집숍이 처음으로 들어선다. 최근 출생아 수 반등 조짐에 유통기업들이 키즈 브랜드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는 이달 말 성수동 연무장길에 키즈 카테고리를 앞세운 오프라인 매장 ‘이구키즈 성수(가칭)’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구키즈 성수는 29CM가 기존 쇼룸으로 운영하던 ‘이구성수’ 자리를 리모델링해 340㎡(약 103평) 규모의 2층 매장으로 조성한다. 해당 매장은 젊은 부모 세대를 겨냥해 키즈 브랜드 구성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드타미프로젝트, 세아랑, 젤리멜로 등 오프라인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프리미엄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일 계획이다. 29CM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에서 키즈 카테고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와 고객 간 접점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개성 있고 감각적인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는 이구키즈 성수는 성수 지역 대표 편집숍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CM가 키즈 카테고리에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하는 배경에는 키즈 의류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가 있다. 실제 2차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를 중심으로 출생아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키즈 관련 시장은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출생아 수는 2만 30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다. 1~5월 누적 출생아 수도 10만 604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따라 키즈 의류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올해 1~7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9% 늘었다. 상반기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0.5%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20년(1조 8410억 원) 대비 38% 성장한 약 2조 5390억 원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에서도 키즈 카테고리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9CM의 올 4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29선물하기’ 서비스 내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올들어 7월까지 국내 1위 유아동 전문 플랫폼인 LF의 ‘보리보리’ 패션 카테고리 매출성장률은 47%에 달한다.

시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당분간 키즈 의류 시장은 성장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세엠케이의 유아동복 브랜드 모이몰른은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기존 151개에서 17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이몰른이 전개하는 베이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모이모키’는 지난달 31일 첫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연내 5~6개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이랜드의 유아동 전문 플랫폼 키디키디는 2020년 론칭 당시 20개에 불과하던 디자이너 입점 브랜드 수를 현재 500여 개로 늘렸으며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 발굴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은 수의 자녀에게 집중 투자하는 트렌드에 맞춰 유통과 패션 업체들이 프리미엄 아동 상품군을 지속 강화하는 추세”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뒤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유통 공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