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모든 곳에 고통이 있다”···매일 가자지구 보도한 여성 기자, 공습으로 사망

2025-08-26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22개월간 그 참상을 보도해온 팔레스타인 사진 기자 마리암 아부 다가(33)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졌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나세르 병원을 공습해 다가를 포함한 언론인 5명 등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다가는 나세르 병원 건물에서 이스라엘이 공습하는 장면을 찍으려던 중 건물이 파괴되면서 숨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공습에 관해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군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태어난 다가는 2015년부터 기자로 일했다. 그는 2018년 가자지구에서 열린 ‘위대한 귀환 행진’ 시위에서 이스라엘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한 현장을 촬영하는 등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분쟁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다가는 가자지구 전쟁을 취재하는 몇 안 되는 여성 기자로, 전쟁 발발 이후 AP와 인디펜던트아라비아의 프리랜서 사진 기자로 활동했다. 줄리 페이스 AP 편집장은 “그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엄청나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력했다”며 “그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공습에 관한 더 명확한 해명을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인디펜던트아라비아는 “다가는 현장의 심장부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 민간인의 고통과 피해자의 목소리를 정직함과 용기로 전달했다”고 했다.

AP는 다가는 최근 가자지구의 영양실조 아동에 관한 보도로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둔 기사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가는 지난 9일 나세르 병원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두 살 아동의 모습 등을 촬영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아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다가의 동료들은 그가 성실하고 헌신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다가의 친구이자 프리랜서 기자 사마히르 파르한은 “마리암은 친절하고 온화했으며,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 깊었다”며 “전쟁 중 어머니와 가장 친한 동료인 아부 아나스를 잃었지만, 다. 하루도 전쟁 취재를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흐신 알아스탈 팔레스타인 언론인 연합 부회장은 “다가는 모든 장소와 언론 행사에 참여했다”며 ”그가 보도에서 보여주는 비교할 수 없는 에너지를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다가는 전날 SNS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모든 곳이 위험하고 공습을 당하고 있다. 모든 집에는 이야기가, 억류자가, 고통이 있다”고 말했다.

다가는 슬하에 13세 아들을 뒀는데, 아랍에미리트에 아들을 대피시킨 후 1년 반 동안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가는 아들에게 유언장을 남겼다. “네가 커서 결혼한 후 딸을 낳으면 내 이름을 따서 마리암이라고 지어줘. 너는 내 사랑이자, 내 심장이자, 내 버팀목이자, 내 영혼이고 ,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내 아들이다.”

22개월 동안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는 언론인의 무덤이 되고 있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언론인 약 2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