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중증 천식, 암 환자보다 삶의 질 낮아…효과 확실한‘생물학적 제제’치료 접근성 높여야

2025-05-11

권선미 기자의 월요藥담회

염증 반응이 줄고 폐 기능에 긍정적

전신 스테로이드는 합병증 위험 커

숨길이 조금씩 좁아지는 천식은 천천히 일상을 파괴하는 질병이다. 요즘처럼 꽃이 만개하는 봄은 꽃가루·미세먼지 등으로 폐와 연결된 통로인 기관지 자극으로 숨을 쉬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 만성 호흡기 질환인 천식은 기침·가래, 가슴 답답함, 전신 피로감, 호흡곤란 같은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길 반복한다. 천식은 임상적 증상 변동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어느 날은 기관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해 발작적으로 기침하지만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다. 그래서 천식 증상이 없더라도 기도 염증을 조절하는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문제는 중증 천식이다. 천식 환자 10 명 중 1명은 지속적인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산구 수치가 증가해 만성적 기도 염증이 심해지면서 중증 천식으로 악화한다. 이미 폐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증상이 심해지고 ▶가슴이 조이듯 답답하며 ▶발작적으로 기침하면서 ▶갑자기 숨쉬기 어려워하는 천식 발작을 반복하면서 질환 중증도가 높아진다. 발작적 기침, 쌕쌕거림 같은 천식 증상이 심해져 산책·목욕·식사 같은 일상생활은 물론 직업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다. 중증 천식 환자의 삶의 질은 고혈압·당뇨병 같은 주요 만성질환뿐 아니라 암 환자보다도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결국 천식 발작을 완화하기 위해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OCS·Oral Corticosteroid)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OCS 치료는 투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혈압, 골다공증, 백내장, 수면 장애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 OCS 치료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입원·사망 위험이 커진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등 국내외 주요 학회에서도 진료 지침을 통해 중증 천식을 치료할 때 OCS 치료 대신 생물학적 제제를 우선 처방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배경이다.

물론 한국도 중증 천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도입되고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되면서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 중증 천식 치료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치료 효과는 확실하다. 중증 천식이라도 조기에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하면 염증 반응이 줄어 폐 기능 유지에 긍정적이다. 천식 발작 위험이 낮아지면서 OCS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중증 천식 치료에 적용하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엄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렵게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통과하더라도 중증 천식 환자가 부담해야 할 약제비가 적지 않다. 현실적으로 치료 효과가 우수한 생물학적 제제를 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경희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손경희(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보험위원회 간사)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중증 천식 치료에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면 전체 약제비의 6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데 이 비용만 월 100만원가량”이라며 “경제적 이유로 부작용 위험이 큰 OCS 치료를 선택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중증 천식이라도 적절한 시점에 적절히 치료하면 일상 유지가 가능하다. 손 교수는 “중증 천식으로 1년 내내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고 스키를 타러 갈 정도로 나았다”고 말했다.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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