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이제 글로벌을 뺀 스타트업은 없다

2025-06-23

최근 몇 년간 한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경색 국면을 겪고 있다. 커머스, 플랫폼 등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테크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국 등 해외 기업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우선시하며 더욱 신중해진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국 스타트업이 발을 딛고 있는 한국의 시장 사이즈와 목표로 하는 타깃 시장의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다는데 그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 것이다. 자금 부족 문제 역시 해결해나가야 하겠지만, 동시에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따라서 스타트업이 타깃으로 하는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성공 사례로 꼽히는 하이퍼커넥트와 센드버드 역시 중동과 미국 등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밸런스히어로 또한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집중해 사업을 확장한 결과, 창업 10년 만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만 의존하기보다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임을 보여준다.

창업자들에게 필자가 자주 강조하는 말은 “더 큰 시장을 노려라”다. 국가적, 문화적 차이는 시간과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동일한 노력을 기울였을 때 국내 시장만을 겨냥하는 것보다 해외 시장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은 더 큰 고객층, 다양한 투자 기회, 그리고 혁신적인 네트워크 형성을 가능케 한다. 이는 단순히 매출 증대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밸런스히어로 역시 예상했던 기간보다 더 오래 걸려 궤도에 올랐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사업을 접을뻔했던 위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해외 진출은 단순히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전략이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과 함께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 현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현지 환경을 익히고, 현지의 퀄리티 높은 인력을 채용해 권한을 위임하고 역할을 맡겨보는 과장을 계속해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기관 중소벤처기업부, KOTRA 등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창업자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하며, 실패조차도 귀중한 학습 경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의 앞선 경험과 데이터 및 AI, 테크 역량을 바탕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 이를 위해 창업자들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샤오미 창업자는 “태풍의 눈 속에서는 돼지도 난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국가에서 성장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면 한국 스타트업에 더 높은 가능성이 있다. 또, 성장하는 국가에서의 비즈니스는 단순히 매출 증대를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열쇠다. 해외를 타깃으로 할때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의 가능성도 더욱 높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 아래 창업자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글로벌 무대에 도전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혁신 허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charlie@balanceh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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