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주요 정상들의 숙소는 본행사가 열리는 장소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배치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바로 앞인 힐튼호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 떨어진 코오롱호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2㎞ 떨어진 라한호텔 등이다.
지난 29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을 하루 앞두고 찾은 코오롱 호텔. 플로리스트와 호텔 관계자 등이 로비 꽃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1층 곳곳이 안쉬리움을 중심으로 장미·로즈릴리 등 붉은 꽃으로 채워졌다. 폭발물 탐지견은 호텔 곳곳을 돌아다니고, 경찰은 경호 체계를 점검하느라 바빴다.

호텔 로비 입구에는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가림막을 내리면 차에 타고 내리는 등 이동 시 노출을 전면 차단할 수 있었다. 반중시위대 등을 의식한 듯했다.
중국 측은 보안과 경호에 중점을 두고 방탄유리 교체와 임의적 리모델링 공사 금지 등의 조건을 내걸고 숙소를 정했다고 한다. 코오롱호텔 관계자는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식사·간식 등도 필요하면 선호에 맞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부터 1박 2일간 머물렀던 경주 힐튼 호텔도 1m마다 경찰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삼엄하게 이뤄졌다. 입구에서는 허가된 차량이 진입하더라도 경찰이 트렁크와 차량 하부 폭발물 확인, 탐지견까지 훑고 나서야 출입이 가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날 오후 늦게 방탄유리 교체 작업이 목격되기도 했다. 입구에는 펜스가 촘촘히 설치돼 있으며, 코오롱호텔과 마찬가지로 로비 입구엔 대형 가림막이 있었다. 3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전용 리무진 ’더비스트’를 타고 호텔을 떠나 인근 헬기장으로 향할 때까지 인근 도로가 잠시 전면 통제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에 위치한 기장군 아난티 코브와 힐튼 호텔 중에서 고민하다 ‘샤워기 수압’ 때문에 힐튼호텔로 결정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를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게 수압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는 미국 가정 내 샤워기 수압의 제한을 푸는 ‘미국의 샤워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만들 정도로 수압에 ‘진심’을 보여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 집무실에서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내 아름다운 모발 관리를 위해 샤워를 잘하고 싶다. 모발을 충분히 적시려면 15분은 샤워기 밑에 서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각국 정상들이 APEC 기간 머물 ‘PRS(Presidential Royal Suite)’는 경주 보문단지 내 12개 주요 호텔에 35실이다. 정부는 지난 5월 각국에 숙소 배정을 통보했으며, 7월에는 주한 대사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숙박시설을 합동으로 점검했다.
이들 객실은 침실·거실·응접실·회의실을 갖춘 스위트룸 형태로 돼 있다. PRS 조성과정에서 호텔별로 50억~1700억 원이 투입돼 리모델링이 이루어졌다. 정상들의 취향을 반영해 침구, 집기 마련, 벽지 새로 도배한 곳이 많다. 대부분은 ‘화이트 새틴 스트라이프’ 침구 세트를 비치했고, 마이크로파이버 충전재를 사용한 이불은 알레르기 방지와 방염 기능을 갖췄다.
식사도 정상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제공한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 대표단이 머무는 숙소에서는 할랄 음식 공간을 마련해 맞춤형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전날 저지선 내준 경찰…APEC 본행사 D-1 초긴장 모드 [경주 APE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0/30/520fdce7-7a89-41f3-8f75-f62217b4feb8.jpg)

![트럼프·시진핑 '담판' 무대 된 부산…삼엄한 경비 속 환영 인파도 [경주 APE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0/30/e5360a84-2464-4a08-a68f-461caf216851.jpg)
![중국 지도자가 외국 군사기지서 정상회담? "전례 없어"[글로벌 왓]](https://newsimg.sedaily.com/2025/10/29/2GZD9MFA97_1.jpg)
![[속보] 트럼프 김해공항 도착… 李대통령 만나러 경주 간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0/29/ff97af5d-0429-4a7d-b9bf-c863ec069de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