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지난 6월 선보인 기업 메시지 상품 '브랜드 메시지'가 단문문자메시지(SMS)와 비교해 소비자 신뢰도와 마케팅 효과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SMS를 앞세운 통신사가 독점적 지위를 유지했던 기업 메시징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될지 관심이다.
20일 카카오는 지난달 한국광고학회에 의뢰해 '브랜드 메시지'와 'SMS' 광고를 대상으로 소비자의 △신뢰도 △수용도 △마케팅 효과 등을 비교·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엄남현 홍익대 교수와 유승철 이화여대 교수가 온라인 설문조사로 실시한 이번 연구에는 20~50대 스마트폰 이용자 400명이 참여했다. 가상의 망고 케이크 프로모션 광고를 브랜드 메시지와 SMS 형태로 각각 제시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평가하도록 했다.
브랜드 메시지는 신뢰성(4.46점), 보안성(3.97점), 통제성(4.58점) 모두에서 SMS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메시지 상단 프로필로 발신자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고, 채널 차단·080 거부 기능으로 수신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신뢰도를 높인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유용성(4.21점)과 사용 용이성(4.63점)도 SMS와 비교해 높았다. 반면에 스팸이나 사기 위험에 대한 '지각된 위험'에서는 브랜드 메시지(4.22점)가 SMS(4.45점)보다 낮았다. 소비자들이 브랜드 메시지보다 SMS 광고를 더 위험하다고 인식한 셈이다.
광고 효과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브랜드 메시지를 본 이용자들은 브랜드 태도(3.84점), 구매 의도(3.74점), 추천 의도(3.60점)에서 모두 SMS 광고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이용자들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도 SMS보다 현저히 낮았다. '짜증'과 '성가심' 항목에서 SMS가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브랜드메시지는 발신자를 명확히 밝히고, 이용자에게 수신 통제권을 제공하기 때문에 SMS 대비 높은 신뢰와 수용도를 확보했다”면서 “이 같은 신뢰 기반 광고 환경이 브랜드 태도·구매 의도·추천 의도까지 긍정적으로 끌어올린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브랜드 메시지는 통신사 중심으로 고착된 기업 메시징 시장을 플랫폼 기반으로 재편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MS는 단문 텍스트 중심의 단순성과 낮은 비용을 무기로 기업 메시징 시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발신자 불분명·스팸 우려 등 구조적 한계가 지적돼 왔다. 반면에 브랜드 메시지는 사전 수신 동의 기반으로 발송되고, 이미지·동영상·쿠폰 등 멀티미디어 형식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어 차별화된다.
브랜드 메시지 이용자는 메시지에 대한 수신 통제권을 갖고 기업의 광고 메시지를 받기 때문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신뢰 높은 환경에서 소비자 반응률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SMS를 주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광고주들이 브랜드 메시지로 마케팅의 무게중심을 옮길 공산이 크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가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메시지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상생형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