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했던 17년, 소피가 날 보살펴 준 거였죠”

2025-05-30

“17년 간 내가 소피를 키운 게 아니라 소피가 나를 보살펴준 거였어요. 고마워요, 소피 할머니.” 전시를 시작하며 인사말을 하던 사진작가 강진주씨는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지난해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 소피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5월 27일부터 6월 28일까지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더쇼룸에서 진행되는 전시 ‘소피의 식탁’은 강 작가와 17년 간 함께했던 블랙 플랫 코티드 리트리버 ‘소피’의 사진전을 겸해, 우리 곁의 사랑스러운 존재인 반려견과 함께 잘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

강 작가는 자연의 순환과 식문화, 그리고 생명의 에너지를 고민하는 아티스트다.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담은 『식』 『쌀을 닮다』 등의 책을 출판했고, 점차 잊혀져 가는 다양한 식도구와 각각의 사연을 담은 사진전도 여러 번 열었다. 한국과 뉴욕에서 예술품을 감상하듯 한 끼 식사에 오롯이 집중하는 독특한 체험 방식의 ‘아트 디너’도 진행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소피를 잃고 한동안 시름에 빠져 있다가 새로 기획한 것이 이번 전시다. 전시 명은 2021년 강 작가가 출간한 동명의 책에서 따왔다. “소피가 아홉 살 때였어요. 사람으로 치면 70대 쯤이라는데 아무튼 너무 기운이 없었죠. 제가 한창 사람의 식문화와 생명 에너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였는데, 정작 나와 함께 사는 소피의 먹거리에는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는 정말 식구(食口·한 집에 살며 끼니를 같이 하는 사이)로 살아가고 있을까?”

국내 반려동물 전문가들을 찾아 도움말을 청하고, 국내외 서적들을 뒤지며 고민을 거듭한 강 작가는 ‘소피를 위한 자연식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고, 그 결과물이 책 『소피의 식탁』이었다. “소피와 함께 장을 보고 같은 재료, 같은 조리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너도 먹고 나도 먹는’ 식생활을 5년 간 하면서 달라진 우리의 삶을 기록한 책이죠.”

이번 전시 역시 반려견과 함께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일반 사진전과는 다른 특별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6월 3일에는 ‘견화일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강진주 작가가 참가 신청자와 반려견의 모습을 전시장에서 직접 촬영해줄 계획이다. 선착순 10팀(참가비 20만원)만 진행하며 해당 프로그램의 수익금은 버림받고 아픈 강아지를 돌보는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6월 19일에는 ‘너도 먹고 나도 먹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소피를 위한 자연식 레시피를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민성씨가 시연하고, 만든 음식을 참가자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소중한 반려견을 위한 점심은 포장해줄 계획이다(대형견과 소형견을 나눠 참가 신청을 받을 수 없어 반려견과 함께하는 현장 식사는 포기했다). 참가비는 5만원. 각각의 프로그램 예약은 ‘더쇼룸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