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센 가운데, 한편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 폭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인프라는 점점 더 많은 전기를 원하고 있고, 갈수록 많은 기업과 사용자가 AI 인프라를 소비하게 될 게 뻔한 미래다.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절약이나 탄소배출절감을 우선하기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 AI에게 공급하는 데 더 우선순위를 두는 듯한 분위기다.
요즘 세계 각지에서 세워지는 엔비디아의 GB200 기반 AI 인프라 데이터센터의 전력량은 기가와트급이다. 엔비디아 GPU 한개의 소비 전력량이 1.2킬로와트. 그 GPU를 여럿 장착한 랙 하나의 전력량이 120킬로와트에 달한다.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거대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짓고 있고, 정부도 환영한다.
이에 대해 존슨콘트롤즈코리아의 김한준 대표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전세계 전력소비의 1~2%라고 하는데, 어마어마한 양”이라며 “자동차 30만대 생산하는 거대한 공장의 전력량이 보통 40메가와트고, 전통적인 대형 데이터센터 한곳의 전력소비량이 40~50메가와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때문에 더 집적도 높은 서버를 쓰고, 서버의 엄청난 발열 때문에 더 큰 냉각장비도 필요해지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의 단위 면적당 전력 소비량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웬만한 건물보다 전기를 수십배 쓰고 있다”고 말했다
존슨콘트롤즈는 140년 역사를 가진 빌딩 솔루션 기업이다. 빌딩 자동제어, 소방, 보안, 냉동 및 공조 설비 등 빌딩 인프라 시스템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IT와 OT를 결합한 ‘오픈블루’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헬스케어, 학교, 데이터센터, 공항, 종합경기장, 제조업 등에 최적의 빌딩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존슨콘트롤즈의 솔루션은 빌딩의 에너지 소비를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빌딩에 대한 모든 요소에서 데이터를 획득해 AI를 만들어 적용하고, 에너지 소비 총량을 관리할 수 있는 오토노머스 빌딩을 꿈꾼다.
김한준 대표는 “빌딩은 인프라스트럭처 설비, 냉난방, 소방, 시큐리티 등으로 만들어지고, 설치 이후 운영과 관리, 그리고 수리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며 “건물이 지어져서 유지되고 헐리기까지 전반의 인프라 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가진 회사가 존슨콘트롤즈”라고 말했다.
그는 “빌딩 인프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투자를 하다보니 기계 스스로 빌딩의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주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AI)이 나왔고, 데이터 분석 기반의 AI를 통합한 솔루션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며 “존슨콘트롤즈의 솔루션을 통해 건물이 스마트해지고, 건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오토노머스 건물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콘트롤즈의 오픈블루 플랫폼은 130개 이상의 항목에서 에너지 절약 프로젝트를 추적해 데이터 관리를 개선하고 탈탄소화 전략을 관리한다. 통합된 생성형 AI 툴은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를 빌딩 관리 시스템에 선제적으로 추천하며, 실시간 날씨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는 등 요구사항을 예측하고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량 감축을 지원한다.
김 대표는 “오토노머스 빌딩을 구현하려면 전체를 관리하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며 “군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각각의 건물이 가진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가공해서 AI에 학습시키고 전반적인 균형을 맞춰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는 저장할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고 쓰면 없어지는 특징을 가져서 전력 소모 자체를 덜 하게 하는 저전력 소자를 개발하고 그를 사용하는 기구의 에너지 절감 기술도 개발하게 된다”며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전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똑똑하게 하면 전력 소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에서 쓰는 전기 에너지의 양이 일반적으로 40~60%라고 한다”며 “각 건물을 단위로 묶어서 관리하면 실제 에너지 소비 패턴을 알아내서 한 건물에서 나온 여유분을 다른 건물에 돌려주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한 빌딩, 오토노머스 빌딩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건물에서 누군가 방에 에어컨을 쓴다고 하면 사람마다 온도를 느끼는 감각이 다르므로 온도를 다르게 설정해서 쓸 것”이라며 “그가 어느 온도로 에어컨을 사용한다는 정보를 건물 보안 시스템과 연결하고, 방에 들어간 사람을 인식해서 그가 선호하는 온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실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서, 그 사람의 차가 회사에 등록하고, 차량의 고유 주소를 건물에서 인식하게 하면 그의 차가 건물 주차장에 들어온 시점부터 자기 사무실까지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서 거기에 맞게 온도 설정을 하고 그가 공간에 들어왔을 때 쾌적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만약 그런 건물이 여럿 있고, 건물끼리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쾌적하면서도 전기를 적게 쓰게 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가면 그게 오토노머스 빌딩”이라고 덧붙였다.
존슨콘트롤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함께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열관리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한다. 일례로 존슨콘트롤즈는 하이퍼스케일 및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가 열관리 시스템에 요구하는 특수 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다양한 공냉식, 수냉식 냉각기를 제공한다. HVAC 장비가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 사용량 중 최대 40%를 차지하는 만큼, 실사용 환경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는 YVAM은 같은 혁신적인 HVAC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YVAM은 작동 환경의 물을 사용하지 않고, 초저 GWP 냉매와 1234ze 냉매로 작동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반에 걸쳐 클라우드 및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전문 기업은 호주 시드니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은 전반적인 설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에너지 및 관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운영 전략을 재정비하고자 했다. 특히 미션 크리티컬 HVAC 장비의 성능을 개선하고, 각기 다른 기업의 시스템과도 원활하게 연동되는 디지털 플랫폼을 찾고 있었다.
이 기업은 존슨콘트롤즈의 오픈블루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 추적, AI 기반의 최적화 추천, 플랜트룸 성능 모니터링, 그리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치하는 맞춤형 대시보드를 구축했다. 그 결과, 8개월간 약 100만 kWh의 에너지 절감, 7만달러 이상의 운영비용을 절약하며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후 설비 성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에너지 낭비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공급업체의 장비 성능을 실제 운영 데이터와 비교해 계약 기반의 설비 운영 관리를 체계화할 수 있었다.
영국 글로벌 금융기업의 고용량 데이터센터는 30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글로벌 금융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금융 기업은 2030까지 PUE를 1.4에서 1.1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며, 기존 최적화 투자 이후에도 남아 있던 비효율성을 찾아 운영과 비용 효율성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오픈블루 센트럴 유틸리티 플랜트 최적화를 도입해 운영 비용 절감, 안정적인 플랜트 운영, 그리고 냉각수 설비의 효율적 관리를 지원했다. 그 결과, 전체 운영 시간 중 86%를 자동 모드로 가동함으로써 미션 크리티컬 시설의 가동 중단 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했고, 연간 35만5000kWh의 에너지를 절약해 2023년 기준 총 3만8049 유로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빌딩 내에서 조명이나 골조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요소를 다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존슨콘트롤즈밖에 없다”며 “냉동기, 제어기, 소방시스템을 다 두루두루 갖고 있고, 다 제어할 수 있는 회사도 존슨콘트롤즈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냉동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용량을 생산할 수 있고, 사계절 모두에 효율 좋은 제품을 제공하며, 좋은 효율과 성능을 내면서도 안정적인 제품을 만든다”며 “한국시장에선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회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