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 편의점 브랜드 CU가 세계 편의점 산업의 발상지인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다.
BGF리테일은 27일 “미국 하와이에 법인 ‘BGF리테일 하와이’를 설립하고, 현지 기업 WKF Inc. 산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 ‘CU Hawaii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C)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U는 이를 통해 오는 10월 중 하와이에 1호점을 열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은 세계 최초의 편의점이 등장한 국가다. 1927년 텍사스 댈러스에서 시작된 편의점 산업은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한국에는 1989년 처음 편의점이 도입됐고, CU의 이번 하와이 진출은 36년 만에 한국 편의점이 ‘시조국’으로 역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BGF리테일 측은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니라, 글로벌 유통 트렌드를 선도할 ‘K-편의점’ 모델의 수출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와이 파트너인 WKF는 40여 년간 현지에서 부동산 개발, 출판, 유통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온 기업으로,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지 사업의 안정적인 안착이 기대된다.
하와이는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미국의 대표 휴양지다. 물가가 높은 데다 편의점 산업이 아직 고도화되지 않아,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상품을 갖춘 한국식 편의점 모델이 유의미한 대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인구 중 아시아계 비율이 높은 하와이는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최근 미국 내에서 불고 있는 한식(K-푸드) 붐 역시 CU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U는 한국 편의점 특유의 강점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가속화한다. 매장에는 셀프 체크아웃 존 등 최신 리테일 테크를 도입하고,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최적의 매장 구성도 선보인다.
또한 김밥, 즉석 라면기 등 K-푸드 대표 아이템과 하와이 대표 메뉴인 포케, 로코모코 등을 접목한 현지 맞춤형 상품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지 셰프들과 협업도 추진 중이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하와이 진출은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유통 시장에 대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K-편의점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CU Hawaii LLC의 로버트 쿠리수 대표는 “하와이는 높은 물가와 제한된 선택지로 새로운 유통 모델에 대한 갈증이 크다”며 “CU는 하와이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U는 2018년부터 몽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해 현재까지 680여 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번 하와이는 네 번째 해외 진출 국가로, CU의 글로벌 확장에 있어 북미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