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신선우유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일. 목장에서 착유된 순간 4℃로 급속 냉각되고, 살균·균질화 과정을 거쳐 전국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짧고 정밀한 과정은 단순한 물류가 아니라 ‘콜드체인(Cold Chain)’이라는 이름의 과학 시스템이다.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가 확산하면서 초가공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국산 신선우유는 그 중심에 있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국산 신선우유 한 팩은 초가공식품과는 거리가 먼,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우유가 특별한 이유는 영양학적 구조에 있다. 단백질, 칼슘, 비타민 등 다양한 성분이 하나의 구조를 이루는 ‘식품 매트릭스’로 존재해, 단일 영양소를 섭취할 때보다 흡수율과 기능성이 높아진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건강 유지에도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빛과 온도에 민감한 성질 탓에, 생산부터 유통까지 신선도를 유지하는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다.
수입 멸균우유는 이러한 신선함을 제공하기 어렵다. 해외에서 최소 수개월 이상 이동해야 하므로, 고온 멸균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수용성 비타민은 파괴되고 단백질 변성이 발생한다. 이 교수는 “140℃ 이상의 고온 처리로 멸균된 우유는 신선우유 특유의 고소함을 잃고 비릿한 맛이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국산 신선우유의 가치는 명확하다. ‘맛과 영양을 온전히 보존한 상태로 식탁에 오르는 음료’라는 점이다. 더 나아가 체세포 수, 세균 수 등 우유의 원재료가 되는 원유의 품질까지 투명하게 관리되는 추적 시스템은 소비자 신뢰를 뒷받침한다. 이는 바로 소비자들이 국산 신선우유를 꾸준히 선택하는 이유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국산 신선우유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착유·살균·포장·유통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하루 24시간 쉼 없이 가동되며, 이 체계는 농가·가공업체·물류업체가 긴밀히 연결된 협업 시스템 위에 세워져 있다. 안정적인 콜드체인은 단순한 품질 보장이 아니라, 국내 낙농산업 경쟁력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국제 시장에서 ‘신선도’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울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유는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가 아니라 균형 잡힌 식생활을 지탱하는 영양의 기둥이다. 이 교수는 “긴 시간 전, 어디에서 생산됐는지 알 수 없는 수입 멸균우유보다 국산 신선우유가 훨씬 더 자연에 가깝고 건강하다”며 “소비자라면 그 가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