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에 곰이 난입해 2시간 넘게 건물이 봉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20분쯤 아키타현 노시로시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이온 노시로점’에 몸길이 약 80㎝의 곰이 침입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곰은 1층 가구 매장에서 머물렀고 쇼핑몰 직원들은 파티션 등 주변 물건을 이용해 방어벽을 쳤다. 직원과 손님들은 모두 대피하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쇼핑몰 앞에 ‘곰 출몰로 인해 영업하지 않는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매장 3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손님들께 식사를 중단하고 이동해 달라고 하기가 송구스러웠지만 안전을 우선시해 대피를 요청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국은 마취총을 쏜 뒤 곰을 포획했다.
이온 노시로점은 주택·관공서·학교가 밀집한 곳에 위치해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인근 공원도 관람을 일시 중단했다. 한 공원 관계자는 “단풍 구경이나 매년 11월 3세, 5세, 7세가 되는 어린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고산’ 촬영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고 날씨도 맑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은 “설마 이곳에서 곰이 나올 줄 몰랐다”며 “쓰레기를 버릴 때도 조심해야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25분쯤에는 아키타현 가즈노시에서 한 여성이 머리와 오른손 등에 상처를 입은 채 논두렁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여성은 결국 사망했으며 경찰은 정황상 곰에게 습격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야생 곰이 도심과 주거지에 잇달아 출몰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환경성 분석 결과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곰의 습격을 받아 숨지거나 다친 사람은 1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10월 한 달간 피해자는 88명으로 전월의 39명 대비 크게 늘었다.
곰이 출몰했다는 신고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4월~9월) 신고는 2만건을 넘어섰다. 홋카이도와 규슈, 오키나와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신고가 이어졌다.
피해가 잇따르자 자위대 자위대도 팔을 걷어붙였다. 자위대원들은 이달 30일까지 대형 덫 운반·설치, 수렵단체 회원 운송, 포획된 곰 운반 등에 나선다. 일본 경찰청은 또 국가공안위원회 규칙을 개정해 소총을 활용해 곰 퇴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곰 출몰 피해 증가의 배경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부족, 개발로 인한 서식지 감소, 개체 수 증가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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