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청소와 빨래 정리, 음식 서빙 등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이 정식 출시된다. 휴머노이드에 비해 단순한 구조와 기능을 갖고 있지만 가격이 1만 달러(약 14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거 출시된 가운데 미중 로봇 개발 경쟁이 상용화를 통한 시장 선점 경쟁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 출신 직원들이 지난해 설립한 로봇 스타트업 위브로보틱스가 연내 가정용 로봇 ‘아이작(Isacc)’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작은 카메라가 달린 머리와 양팔, 집게 형태의 손을 갖고 있으며 바퀴로 움직이는 단순한 형태의 로봇이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장난감을 주워 정리하거나 티셔츠 개기, 반려동물 밥 챙기기, 커피나 와인 등 서빙 등 다양한 가사일을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가격이다. 정식 출시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상 가격은 1만 달러(약 1400만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유니트리가 6월 내놓은 휴머노이드 R1은 5900달러(약 817만 원)로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연구 및 교육용 모델로 개발돼 아이작처럼 집안일을 수행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유니트리의 또 다른 모델인 G1은 세차, 프라이팬 뒤집기 등의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가격이 1만 6000달러(약 2200만 원)로 아이작보다 800만 원가량 비싸다. 지난해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칵테일을 따르고 춤을 추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옵티머스는 출시 예정가가 2만~3만 달러(약 2800만~4200만 원)로 전망된다.
아이작 출시 소식은 최근 중국이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을 끈다. 인공지능(AI)와 로봇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미중 경쟁이 기술 선점에서 시장 선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를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 원년으로 선언하고 산업 및 가정용 로봇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13일에는 중국의 로봇 스타트업 애지봇이 만든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위안정A2-W’ 100대가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푸린정궁 공장에 배치돼 사실상 첫 ‘로봇 취업’이 이뤄졌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로봇콘퍼런스(WRC)에는 로봇 1500종이 참여해 총 1만 9000대가 판매됐다. 부대 행사와 로봇 전문 판매점이 올린 매출액은 2억 위안(약 384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