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프랜차이즈 영유’, 대기업 사내 유치원까지 노린다

2025-11-07

“정말 좋은 소식이 있다. 현대카드에서 국내 최초 영어유치원을 개원하는데 저희가 선정됐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 입학설명회에서 이같은 안내가 나오자 학부모들 사이에선 “부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학원 원장은 “정말 유명한 영어유치원 8곳이 컨택하다가 저희가 선정됐다”며 “현대카드에서 임직원을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인데, 이것 자체만으로도 프로그램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직장 내 유치원을 영어유치원 형식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교육 당국은 영어 학원이 영어유치원 형태로 운영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내부 수요에 맞춰 직장 내 보육기관의 영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추세다.

7일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카드는 내년부터 임직원 자녀 대상 사내 영어유치원을 운영하겠다고 최근 채용공고를 통해 알렸다. 현대카드는 최근 링크드인에 올린 채용공고에서 혜택 및 복지 조건으로 사내 어린이집·영어유치원을 운영한다고 명시했다. 기존에도 직장 내 어린이집에서 유아반 대상 영어 수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임직원 요구가 커지면서 영어유치원 신설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가 검토하는 곳 중 하나인 A 학원은 전국에 지점 37개를 두고 있는 유명 영어유치원 프랜차이즈 중 한 곳이다. 문제는 A 학원이 행정처분 대상이 될 소지가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 학원은 지난 3월 기준 교습과정으로 외국어와 사고력만 등록했는데, 입학설명회에선 한글 수업과 필드트립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학원이 등록된 교습시설 이외 공간에서 소풍이나 현장체험학습을 진행하거나 등록하지 않은 한글 등 과목을 수업하는 것은 학원 운영 기준 위반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니즈가 있어서 영어 프로그램이 강화된 교육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명칭과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며 “사내 시설이고 해당 브랜드의 체인은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했다.

다른 기업들도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직장 내 보육기관의 영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기아는 지난 9월 청계산어린이집 개원을 앞두고 영어 수업과 원어민 교사 관리를 맡을 영어교사를 채용했다. 당시 TESOL 등 영어 자격증이나 영어유치원 근무 경험자를 우대 자격으로 삼았다. 우아한형제들도 지난해 직장 내 어린이집 영어 교사를 채용했다. 오전 중엔 교실에서 영어로 놀이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40분 단위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직무였다. 영어권 국가 4년 이상 거주 경험과 100% 영어 수업 가능자가 필수 지원 자격이었다.

영유아 대상 영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유치원 전반이 영어 활동 확대를 전략으로 삼기도 한다. 지난달 말 경기 안양의 한 유치원은 입학설명회에서 한글을 뒷순위로 두고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유치원은 이미 지난달 내년도 원아 정규 모집이 마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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