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불발, 여권 내 ‘나쁘지 않다’는 반응 나오는 이유는

2025-06-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중 조기 귀국하며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 여권에서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예측이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을 감안하면 다소 시간을 두고 관세 협상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을 해서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 등 무리한 트럼프의 요구를 듣는 것보다는 (불발이) 잘 됐다”며 “다른 나라들의 협상 진전을 보면서 우리도 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오히려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권칠승 민주당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을 빨리하는 게 좋지만, 관세·무역 협상은 이번에 이야기가 안 된 게 국익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며 “일본도 시간 끌기 작전을 하면서 (미국과) 주변 다른 나라와의 (협상) 상황들을 좀 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MBC 라디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을 옆에 세워놓고 트럼프식으로 여러 가지 얘기하면 서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약식회담이 안 됐다고 해서 (이 대통령의) G7 참여 의미가 절하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을 이유로 캐나다 G7 정상회담 도중 조기 귀국했다. 이에 따라 17일로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이 대통령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이를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을 두고는 여권 내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박 의원은 “(회담 무산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나토에서 (한·미가) 좀 더 얘기해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 무산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은 매우 제대로 해야 된다”며 “한·미 정상의 공동선언을 명확히 작성해 앞으로 5년간 이재명 정부하에서 한·미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는 블루프린트(청사진)를 내놓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나토 정상회의 회원)국가가 32개국이고 우리는 정식 멤버가 아니라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와 관세 협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나토 정상회의와) 따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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