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 모드’ 트럼프, 미니 지방선거전 참전…격전지 패배시 ‘독주 브레이크’

2025-11-04

미국의 미니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동안 ‘뒷짐 모드’를 유지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깊숙이 ‘참전’하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니 지방선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여 지난 시점의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그런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미 정국이 요동칠 수 있고 내년 11월 중간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미니 지방선거의 핵심 격전지는 버지니아 주지사, 뉴저지 주지사, 뉴욕 시장 선거 등 세 곳이다. 세 곳 모두 여당인 공화당 패배로 귀결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독주에 대한 야권 견제가 본격화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뉴저지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전화 유세(tele-rally)에 나서 자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미 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유세에서 뉴저지 주지사 후보로 나선 공화당 후보 잭 치터렐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그에게 투표하러 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훌륭한 인물이자 나의 친구이며, 뉴저지를 구하고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목표에 전념하는 인물이다. 그가 해낼 것”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 윈섬 얼-시어스 버지니아 주지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전화 유세에도 나섰지만 발언 톤은 사뭇 달랐다. 약 8분간의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서 시어스 후보가 직접 거명된 적은 없었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제이슨 미레야스 버지니아주 법무장관 후보를 호명하며 “미레야스 후보에게 투표하러 나가 달라.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 공화당 후보는 거명 안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서도 버지니아와 뉴저지 유권자들을 향해 “에너지 비용 대폭 절감과 범죄 감소를 원한다면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라.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는 것은 자살 행위”라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또 별도 글에서는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한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를 “공산주의자”로 부르며 “맘다니가 당선되면, 나는 연방 자금을 내가 사랑하는 첫 번째 고향인 뉴욕시에 지원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위협했다. 이어 “커티스 슬리와 후보(공화당)에게 투표하는 것은 맘다니에게 투표하는 것과 같다”며 “앤드루 쿠오모 후보(무소속)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러분은 그를 찍어야 하고, 그가 환상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맘다니 당선시 연방의 뉴욕 지원↓”

민주당 소속 뉴저지 주지사였던 쿠오모는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하려 했지만 당내 예비경선에서 맘다니에 패하자 결과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현재 맘다니와 양강 구도를 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당 후보 슬리와를 미는 대신 맘다니 당선 저지를 위해 무소속 후보 쿠오모 지지를 밝힌 것이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구심점 삼아 반(反)트럼프 정서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7년 미니 지방선거에서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를 이긴 뒤 이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했던 사례의 재현을 그리고 있다.

여론조사 판세는 민주당 다소 유리

이번 미니 지방선거도 여론조사 지표상 흐름은 민주당에 다소 기운 모습이다. 지난 1일 발표된 에머슨대ㆍ더힐 여론조사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애비게일스팬버거 민주당 후보가 윈섬 얼-시어스 공화당 후보를 55% 대 44%로 1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팬버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얼-시어스 후보를 앞서는 흐름을 유지해 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공화당이 약진해 온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는 미키 셰릴 민주당 후보와 잭 치터렐리 공화당 후보가 대체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상황이다. 지난주 서포크대 여론조사에서 셰릴 후보는 치터렐리 후보를 4%포인트 차로 앞섰고, 아틀라스 인텔 여론조사에서는 이 격차가 1%포인트 차로 좁혀지는 등 혼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자 구도인 뉴욕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디시전 데스크 HQ의 여론조사 평균치에서 맘다니 후보가 44.6%의 지지율을 기록해 쿠오모 후보(31.6%), 슬리와 후보(18.6%)를 앞서며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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