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독과 함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호랑이 ‘더피’가 표현한 해학은 우리가 가진 힘”이라며 “(문화 산업의) 튼튼한 뿌리를 만드는 역할을 정부가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리랑 국제방송에서 방송된 특별 프로그램
흰 티셔츠에 하늘색 재킷을 입고 등장한 이 대통령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줄여서 뭐라고 하는지 아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걸 몰라서 되겠냐. ‘케데헌’이라고 하지 않냐”고 답했다. 그는 <케데헌>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호랑이 ‘더피’ 캐릭터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문화를 해학이라고 표현하지 않냐”며 “제일 무서웠던 존재인 호랑이를 저렇게 사랑스럽고 귀엽게 만들어 변화시킨다. 그게 우리가 가진 힘”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3 불법계엄 이후 이어진 응원봉 시위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문화는 살벌한 정치 현장에서도 응원봉으로 가뿐하게 제압해 버린다”도 밝혔다. 그는 “폭동이 아니라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춘다”며 “아름답지 않나. 결국은 이겨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전 세계가 정치적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아름답게 제압해간다”며 “K-데모크라시(민주주의)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걸 정부 입장에서 정말 길게 보고 문화산업을 키우되 문화적 토양도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을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게, 학습할 수 있게, 자기 소양이나 자질을 발굴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장과 인프라 부족 등 현실 과제를 지적하면서 문화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그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일본엔 공연장이 꽤 잘 갖춰져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공연시설이 그렇게 많지 않고 대규모(공연장)는 거의 없다”며 “토양을 만들어내는, 씨를 뿌리는 그런 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순수 예술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순수 문화 예술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이런 문화 산업도 사상누각이 된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문화 산업이 겉으론 화려해 보이지만 ‘토대가 튼튼하냐, 사실 속이 비어있지 않냐, 뿌리가 썩어가지 않냐’는 지적에 공감한다. 튼튼한 뿌리를 만드는 역할을 정부가 할 텐데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