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러브콜 속 데이터 센터 '허브' 꿈꾸는 인도...관건은 전력보다 '물'

2025-11-20

구글·아마존·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 인도 기업,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 중

인도 데이터 센터 용량, 올해 1.4GW 수준서 2030년 9GW로 확대 전망

인도 전체 전력 설비용량 대비 데이터 센터 수요는 1% 미만으로 '긍정적'

세계 최악의 물 부족 국가, 데이터 센터 용수 공급 부담에 생활 용수 부족 우려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글로벌 빅테크와 현지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며 인도가 데이터 센터의 핵심 허브로 부상했다. 그러나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비량과 함께 대규모 냉각수를 필요로 해,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인도가 데이터 센터 허브로서의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현지 기업, 데이터 센터 구축 박차

글로벌 빅테크들은 최근 앞다투어 인도 내 데이터 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인 구글은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에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50억 달러(약 22조 335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N. 찬드라바부 나이두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는 "미국 본사의 데이터 센터 설립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구글이 5년 후 투자를 두 배로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들의 필요에 따라 항상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자 AI 기업인 아마존은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2030년까지 인도에 127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오픈AI도 인도에 1GW 규모의 데이터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외에 인도 대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와 아다니도 각각 3 GW, 1G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바르티 에어텔의 데이터 센터 부문인 넥스트라 데이터(Nxtra Data)는 향후 3~4년간 450억~600억 루피(약 7456억~9942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요타 인프라스트럭처는 향후 6개월 내에 자체 데이터 센터 용량을 1.3GW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현재 인도에는 약 150개의 데이터 센터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도 데이터 센터 시장은 이번 회계연도(2025/26회계연도, 2025년 4월~2026년 3월)에 전년 동기 대비 20.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회계연도 성장률은 2024/25회계연도의 29.2%에서 소폭 둔화한 것이지만, 다른 IT 부문보다는 여전히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즈니스 스탠다드(BS)는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올해 약 1.5~1.7기가와트(GW) 수준인 인도의 데이터 센터 용량이 2030년 8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인도 부동산 컨설팅 회사 JLL은 "아마존과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 릴라이언스·아다니 등 인도 대기업들이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함에 따라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 용량이 9GW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물 부족 국가...물 사용량 큰 데이터 센터에 지속적인 공급 여부가 관건

인도 데이터 센터 산업의 급성장이 기대되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상당하다.

데이터 센터 가동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데이터 센터의 전력 효율 및 안정성을 위해서는 냉각 시스템이 중요한데, 인도는 전력 공급 불안정과 물 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는 올해 9월 말 기준 인도 전체 전력 설비용량(500GW)의 1% 미만으로 아일랜드(20%)나 미국(4%)보다 낮다. 이 점에서는 성장 잠재력이 낙관적이지만 특정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밀집되면 지역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전기 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

전력보다 큰 문제는 물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체로 액체냉각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고, 이러한 시스템에는 물 공급이지속적으로 필요하다.

BS에 따르면, 1MW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연간 2550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지만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물이 부족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반면, 인도가 보유한 수자원은 전 세계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데이터 센터의 물 소비량이 올해 1500억 리터에서 2030년 3580억 리터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는 상황에서, 냉각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물 공급 가능성이 데이터 센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데이터 센터에 물 공급이 집중될 경우 생활 용수 부족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실제로 인권단체 인권포럼(HRF)은 구글이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비자그를 투자 목적지로 선정한 것을 비판한다. 비자그가 불규칙한 강우량과 기후 변화로 이미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 프로젝트가 지역의 지하수 고갈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JLL 아시아 태평양 및 인도 데이터 센터 연구 책임자인 지테시 카를레카르는 "물과 전력 중 어느 것이 더 필요한지 고려해야 한다"며 "생활 수요와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물 사용량이 더욱 민감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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