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두 달간 칼럼을 기고하면서 전문 분야를 넘어 한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제도와 사회 시스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다. 마지막 칼럼인 이 글에서는 기부 문화와 교육제도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나눠보고자 한다.
사회의 여러 문제, 특히 제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부가 필요하다. 여기서 기부란 금전적인 기부뿐 아니라 시간과 재능을 나누는 봉사를 포함한다.
정부는 사회문제 해결이나 복지 정책을 위해 세금을 더 거둬들이려 하지만 세금을 통한 복지 지출보다는 기부와 봉사를 통한 직접적 활동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가 2000년 자기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하고 게이츠재단을 통해 전 세계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기부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금 공제 등 경제적 인센티브 확대와 기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에서는 두 방법 모두 다소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책임도 있다. 문화재단이나 복지재단으로의 주식 기부가 진정한 사회 공헌보다는 상속세 절감과 지배구조 안정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기부는 경험과 습관에서 나오기 때문에 훈련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 교육은 물론 직장에서도 소액 기부 활동이 일상화돼야 한다. 향후 세제 개편과 더불어 기부 문화가 정착되고 재능 기부와 봉사 활동도 함께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지난여름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22세 청년을 만났다. 영국은 만 5세에 초등 과정에 입학하고 대학 과정도 3년이어서 21~22세면 사회 진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재수는 기본이고 대학 진학 후 1년 휴학은 당연시된다. 남학생들은 군 복무와 취업 준비 기간을 거치면 거의 30세가 가까워서야 사회에 나선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교육제도는 획기적인 변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취학연령을 6개월 앞당기고 전체 교육과정을 1~2년 단축해 현재보다 2년 정도 일찍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교육과정으로는 급변하는 사회와 기술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 더욱이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시대에 대학까지 16년의 교육과정은 너무 길다. 기존 교육 방식을 고수한다면 미래 사회에서 학교의 존재 가치는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에 일찍 진출해서 경험을 쌓으면 경제적인 보상뿐 아니라 사회성과 성숙도를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조금 작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사회 경험을 시작하며 배워나갈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결혼과 자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여유도 늘어날 것이다.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문제 대비를 위해서라도 교육과정 단축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조기 사회 진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40~50대를 위한 시대의 변화에 맞는 재교육과정도 함께 설계돼야 한다.
얼마 전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뮤지컬로 관람했다. 이 작품은 사람이 사는 목적과 가치를 단순하지만 명료하게 제시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답은 평범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한 노력에 있다. 이를 위해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꿈을 품고 기부와 봉사를 통해 작은 가치를 실현해나가야 한다. 동시에 사회문제의 근본인 교육제도에 대한 성찰과 개혁을 통해 미래 사회를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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