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열차가 잠시 멈춰 설 전망이다. 들썩이는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한국 경제 부실 뇌관으로 떠올라서다. 오는 1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6일 금융·정치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7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오는 8월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 가까이 급증하겠다는 예측을 내놨다. 월별 주담대 증가 규모를 기준으로 8조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낸 지난해 8월(8조5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당시 서울 집값 상승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 막차 수요 등으로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이 9조8000억원 불어났다.
한은이 이런 전망을 한 건 지난 6월까지 늘어난 주택 거래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 수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은은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2000호 규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일시 해제(2월 13일~3월 23일) 여파로 급증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9500호)을 뛰어넘는 수준인 데다, 2022년 이후 장기 평균(월 5600호)의 2배가 넘는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한 집값 불안도 여전하다. 한은에 따르면 6월 4주차 강남 3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83%로 연율로 환산하면 53.7%에 달한다. 이런 가격 상승 흐름이 1년 내내 유지될 경우 연간 약 54% 상승한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0.43%, 연율 기준 25% 올랐다. 다만 수도권 주담대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강도 높은 6ㆍ27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강남 3구 0.71%, 서울 0.40%로 소폭 하락했다.
주택시장 과열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 한은이 8월쯤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아 온 환율 불안은 최근 달러 약세 등에 다소 잠잠해진 상황이다. 소비쿠폰 등을 골자로 한 추가경정예산안 집행과 함께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 회복 모멘텀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성장 친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동시에 정책적 대응을 통해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올해 3분기 2.29%, 내년 1분기 2.05%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