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 ESG 강화 바람…중소업계는 여력 부족

2025-07-09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최근 들어 ESG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ESG 정보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업계 전반에서 자발적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잇따르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아ST, 에스티팜, 파마리서치, 코오롱제약은 올해 처음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각 사 보고서에는 지속가능경영 전략과 주요 추진 성과, 지난해 주요 활동 내용 등이 담겼다.

지난해에는 한독, 일동제약이 처음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앞서 동아쏘시오홀딩스(2020년), 삼성바이오로직스·SK바이오팜(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유한양행·HK이노엔·녹십자·보령·휴온스글로벌(2022년), 셀트리온·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제뉴원사이언스(2023년) 등은 연례 ESG 보고서 발간을 시작했다. 한미약품은 2017년부터 발간하던 CSR보고서를 2023년부터는 ESG 보고서로 변경해 공개하고 있다.

오래전 부터 발간한 기업들은 높은 등급을 받으며 ESG 경영에 앞서가고 있다.

2020년부터 그룹사 통합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올해 서스틴베스트의 2025년 상반기 ESG 평가에서 'ESG 베스트 Company 100'에 선정됐다. 서스틴베스트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약 1300개 상장 및 비상장 국내 기업에 대한 ESG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우수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곳을 선정해 발표하는데, 자산규모별로 선정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작년 하반기에 이어 ESG 베스트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SK바이오팜은 글로벌 ESG 주요 평가기관에서 ESG 경영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 성과를 인정받았다. SK바이오팜은 FTSE 러셀(FTSE Russell)의 2025년 ESG평가에서 사회책임투자(SRI) 지수인 FTSE4Good Index에 4년 연속 편입, 헬스케어 산업 내 상위 13% 내 포함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ESG 평가에서도 헬스케어 산업 내 상위 29%로 인정받았다. 2024년 MSCI ESG 평가에서 국내 제약사 최초로 AAA 등급을 획득하며 글로벌 톱7(상위 3% 수준)에 진입했다.

다만 규모가 큰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비해 상장사지만 중소규모 기업들은 ESG 보고서 발간 자체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인력·조직 역량 부족, ESG 성과를 보여줄 시스템 자체가 미비하다고 토로한다. 탄소 배출량 측정 시스템 등이 없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규모 등 때문에 공시가 의무화돼 ESG 등급을 공시했는데, 내부 인력·조직 부족으로 낮은 등급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공시만 하고 보고서는 발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들은 자체 공장이 없는 경우가 많고, 투자를 R&D에 많이 하기 때문에 사회공헌에 기부할 자금적 여력이 없는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낮은 점수를 받는데 이런 부분은 산업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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