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기자가 간다] 하늘은 잠들지 않는다…오산 KAOC, 영공 방어의 눈

2025-05-22

하늘·우주 지휘하는 한미 연합 컨트롤 타워

미사일 경보 3분, 요격과 응징까지

"24시간, 영공 위협 차단 중"

국내 유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중사 출신 기자입니다. [특전기자가 간다]를 쓰고 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군을 생생하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기자정신과 군인정신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평택=뉴스핌] 박성준 기자 = 대한민국 항공작전의 심장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이날 찾은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는 대한민국 영공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더 나아가 우주 영역까지 총괄·통제하는 한미 연합작전의 중추 기관이다.

지금껏 일부 제한적 보도만 허용됐던 이곳은 북한의 고도화된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한미 연합 공군력 최전선에 선 핵심 기지라고도 불린다.

◆ 한미 공군작전의 컨트롤 타워, KAOC

KAOC의 철문 앞에서 보안 검색과 신원 확인이 진행됐다. 출입부터 남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철문을 통과해 긴 복도를 지나자, 작전구역이 모습을 드러냈다.

KAOC는 1980년 '전술항공통제본부(HTACC)'로 창설된 이래, 1993년 전역항공통제본부, 1998년 전구항공통제본부를 거쳐 2010년 12월 27일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미 양국이 연합 감시·정찰 자산을 통합 운용하며 24시간 북한의 군사 활동을 감시하고 도발 징후를 분석한다. 또한 전시에 공중 및 미사일작전을 실시간 통제하는 지휘소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KAOC에는 ▲KADIZ 내 모든 항적을 탐지·식별하는 MCRC(중앙방공통제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가장 먼저 포착하고 대응하는 KAMD(한국형미사일방어) 작전센터 ▲미 7공군의 607항공우주작전본부 ▲주한미우주군 등 핵심 지휘통제기구가 함께 상주하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작전을 조율한다.

김승한 항공우주작전본부장(준장)은 "이곳 오산기지는 한미동맹의 중심이며, 특히 KAOC는 연합 전력과 항공작전 운용의 심장부"라며 "우리 장병들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중심이라는 각오로 임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하늘을 지키는 잠들지 않는 눈, 중앙방공통제소(MCRC)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MCRC(Master Control Reporting Center, 중앙방공통제소)'. 화면과 벽면에는 연합항공작전 지도 등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이곳은 공군이 한반도 전역에서 항적을 실시간 감시하고, 모든 비행물체에 대해 식별·대응 지침을 내리는 항공통제의 핵심 지휘소다.

MCRC는 1985년 오산기지에서 1MCRC가 개소하며 작전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에는 예비체계인 2MCRC가 전력화됐고, 2010년에는 최신 '북극성 체계'가 도입돼 Link-16 전술데이터링크를 통해 F-15K, KF-16, 천궁, 패트리어트 등 각종 무기체계와 실시간 연동된다.

MCRC 관계자는 "공중감시팀·식별팀·무기운영팀으로 나뉘어 5조 4교대로 24시간 감시 작전을 수행 중"이라며 "항공기의 식별 불가 항적이나 북한 항공기의 KADIZ 진입 등 긴급 상황에는 즉시 대응 전력을 출격시킨다"고 설명했다.

MCRC는 1·2MCRC 간 상호 연동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전술데이터링크(Link-11B, Link-16)를 통해 KAMD 작전센터와도 연동돼 탄도미사일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방공관제사령부는 2022년부터 1931억 원을 투입한 성능개량 사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2MCRC 운용시험평가를 마친 뒤 2026년에는 1MCRC도 성능개량 운용시험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 미사일 경보 3분, 요격과 응징까지…KAMD 작전센터

"탄도미사일은 보통 발사 후 3분이면 수도권에 도달합니다. 1초가 생명입니다."

KAOC의 또 다른 핵심 축은 KAMD(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작전센터다. 2014년 'KTMO-Cell(탄도탄작전통제소)'로 출범한 이 조직은 2023년 7월 성능개량을 마치고 현재의 명칭으로 재편됐다.

이곳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탐지하고, 경보·요격·응징까지 한 체계로 통합 지휘하는 3축 체계의 핵심이다.

KAMD 작전센터는 미사일 탐지부터 요격까지 수 분 내에 이루어진다. 발사 직후 조기경보위성, 이지스함, 공군 미사일감시대 등의 정보를 수신해 낙하지점을 계산하고 곧바로 경보를 전파한다.

탐지된 정보는 전술데이터링크를 통해 천궁-II, 패트리어트 등 미사일 요격 포대로 전송되며, 향후 L-SAM 전력화 시에는 상층 방어도 가능해진다.

또한 KAMD는 적 미사일의 발사지점을 역계산해 CBM(Counter Ballistic Missile) 작전상황실에 전달한다.

이 정보는 한미 연합 항공 자산에 전달돼 Kill Chain 작전이 개시된다. 이는 적의 이동식 발사대를 조기에 무력화시키는 선제적 응징 작전이다.

KAMD는 24시간 작전을 위해 MCRC처럼 5조 4교대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 체계 외에 예비 체계도 구축해 중단되지 않고 운영이 가능하다.

◆ 새로운 KAOC를 향해…진화하는 하늘의 지휘소

현재 KAOC는 한미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신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6년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 설계 완료 단계에 있으며, 새 KAOC는 작전 효율성을 높이고 방호 능력을 강화한 통합형 지휘소로 건설될 예정이다.

공군 관계자는 "KAOC는 한미 공군이 하나처럼 움직이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강력한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영공방위 임무완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는 단지 군사시설 견학이 아니었다.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기술과 사람'의 총합을 목격하는 시간이었고, 매일 새벽에도 스크린을 바라보며 북방을 응시하는 군인의 사명을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현장 곳곳에서 만난 장병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시스템은 완벽에 가까웠다. 훈련과 실전이 공존하는 KAOC는, 단순한 지휘소를 넘어 한반도 안보의 최후 보루이자 영공방위의 실질적인 전쟁터다.

해외 교민 철수, 산불 진화, 환자 후송 등 KAOC는 전시에만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다.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도 공중자산을 동원해 대민지원을 수행한다.

수많은 디지털 기기와 고도의 정보망이 작동하는 그곳에서 느낀 것은 분명했다. KAOC는 하늘을 지키는 '눈'이라는 점이다. 하늘은 절대 잠들지 않는다. 위협을 막아서는 이들은 묵묵히, 24시간 잠들지 않는 눈으로 하늘을 지키고 있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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