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타르 전용기' 질문한 기자에… “바보, 멍청아!” 분노

2025-05-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카타르로부터 받은 전용기 관련 질문을 받자 기자에게 “멍청이”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NBC 소속 피터 알렉산더 기자로부터 '카타르 전용기가 노후한 에어포스 원'(미국 대통령이 탑승하는 미 공군기)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부에 제공된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야기가 카타르 제트기와 무슨 상관이냐. NBC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집단. NBC는 방금 이야기한 주제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스튜디오로 돌아가라”며 대답을 거부했다.

그는 이후로도 “당신은 기자가 될 자질이 없고, 똑똑하지 않다”, “넌 창피한 존재다”, “더 이상 질문하지 마라”, “이 멍청아”, “바보”,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알렌산더 기자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기자가 항의하자 “조용히 하라”고 하기도 했다.

알렉산더 기자의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라마포사 대통령과 회담 중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 살해' 관련 의혹을 제기하던 중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혹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고 관련 기사를 출력한 종이 뭉치를 건네 라마포사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를 향한 비난을 쏟아낸 뒤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그의 이름은 피터 어쩌고저쩌고다. 기자로서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보란 듯이 험담하기도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분위기가 가라앉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행기를 드릴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다. 당신 나라가 미 공군에 비행기를 제공한다면 나는 그걸 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뇌물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타르가 제공한 4억달러(약 5500억원)짜리 보잉 747 항공기를 공식적으로 수령했다고 21일 밝혔다. 미 공군은 이를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조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CNN 방송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 항공기가 카타르가 선물한 것이 아닌 미국 행정부가 먼저 요구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신형 에어포스퉌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자 카타르 왕실에 연락해 구매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며, 한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억 달러를 절감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해당 선물이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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